지난 수요일. 극장판 명탐정 코난 진홍의 연가를 보고 왔다. 그것도 아침 9시 30분 조조영화로!! 사실 극장판이 오픈을 해도 워낙 아이들 사이에 치인 적이 많아 극장에서 안 보고 나중에 다운로드로 구입해서 볼 생각이었는데, [한정판 뱃지] 준다는 소식을 보고 마음이 바뀌어서 화요일에 예매를 하고 수요일에 보러 갔다.
이번 극장판은 더빙없이 자막으로만 개봉을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작품이 전체적으로 왜색이 짙어서 현지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사건의 메인 아이템도 '카루타'라고 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의 전통놀이이고, 사전 정보없이 보러 간 한국의 관객들은 '카루타'가 뭔지도 모르면서 러닝타임 두 시간에 휩쓸리게 되더라. 나도 영화 보고 나와서야 '카루타'가 뭔지 검색해 보고 알았다. 그냥 시카드 같은 건 줄 알았는데, '백인일수'라는 100명의 시인의 시를 한 수씩 옮겨 적은 카드를 가지고 싯구 카드 맞추기 놀이를 하는 놀이인 것 같다. 포스터는 두 장 챙겨왔고 기념으로 포토티켓도 만들었다. 뱃지는 영화를 보고 나서 수령할 수 있었는데, 모바일 티켓이었는데 뱃지 수령하러 가니까 종이 티켓을 뽑아서 뱃지를 증정했다고 써 주더라.
요것이 이번 명탐정 코난 진홍의 연가 한정 증정 뱃지! 2석에 1개가 제공된다. 그래서 평일 대낮에 조조로, 그것도 '명탐정 코난'을 보러 가는 나는 어렵게 동반자를 구해서 같이 갔다. 물론 뱃지를 내가 가질 거라서 영화값은 내가 냄. 내 옆자리에 2석을 채우려고 아버님이랑 같이 온 어린 학생이 있었는데, 그래도 나는 코난을 좀 본 지인(이지만 뱃지를 탐내지는 않는)과 함께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뱃지는 보시다시피 진홍의 연가 로고와 같은 모양으로 생겼다. 이번 극장판을 기념한 뱃지다.
뱃지는 금속 느낌의 재질이고, 생각보다 두께가 좀 있다. 튼튼하게 생겼음. 크기는 저정도다. 작지만 작지 않은 그런 느낌.가방에 매달아 놨다. 포토티켓은 포스터와 함께 포스터 수집하는 파일홀더에 넣어 놓았다. 메가박스 뿐 아니라 일부 CGV 지점에서도 뱃지를 증정하고 있으며, 나는 CGV센텀시티 지점에서 보았다. 심야형 인간에게 아침 9시 30분의 조조영화는 매우 힘든 것이었지만, 러닝타임 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몰입감이 있어서 꽤 재미있게 봤다.
자, 이제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
이번 극장판 명탐정코난 진홍의 연가는 진홍색으로 물드는 단풍, '모미지'에 얽힌 이야기다. 실제로 사건의 핵심 인물이자 카즈하의 사랑의 라이벌로 나오는 미모(잘 모르겠지만, 작중에서 미인이라고 하니...)의 여학생 '모미지'가 등장한다. 일본의 전통 놀이이고 경기를 치루기도 하는 '카루타'를 배경으로, 고교 카루타 경기에 부상한 부장 대신 출전하게 되는 카즈하의 이야기다. 이번의 메인은 사실 핫토리와 카즈하라서 란이나 신이치, 코난은 곁다리다. 그래도 코난은 여전히 대활약이긴 하군. 극장판이다보니 코난을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대강 사정을 설명해주는 앞부분은 이제까지의 코난 극장판과 동일하게 삽입되어 있었고, 진행이 다소 뜬금없이 방송국에서 시작을 하는데, 그 부분도 작품 내 캐릭터들의 대사로 설명을 해줘서 억지스럽지만 이해하면서 집중할 수 있다. 방송국 폭파 사건부터 시작해서 차량 폭파 사건, 살인사건 까지 따로 떨어져 있는 듯한 사건들은 숨겨져 있던 하나의 사건과 연결되면서 하나 하나 진실의 타래를 풀어간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극장판은 영화 시작 부분에 '살인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려주고 지나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이번 영화를 볼 때는 범인이 누구인지를 찾기 보다는 왜 범인이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초점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러가지 반전이 있으니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거라고 본다. 여전히 코난의 액션은 말도 안 되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과 대사도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의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증발하는 몰입감이 훌륭하다. 너무 재미있게 봤다. 극장에서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 완전 강추한다.
참고로 포스터에서 등장인물들의 의상은 저러하지만, 저 포스터는 사실 구하다. 실제로 작중에서 카즈하는 저런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나오지 않고 중요한 경기에서도 가라데 도복을 입고 있다. 꼬마 탐정들도 저런 옷을 입고 나오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현장에 가지 않고 아가사 박사님 집에서 코난을 서포트하는 하이바라도 전통의상을 입고 나오지 않는다. 포스터는 조금 구라. ㅋㅋㅋ
그래도 '진홍의 연가'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을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영상미를 뽐내고 있으니 극장판의 눈요깃거리는 충분하다. 이왕 볼 거라면 얼른 가서 관람하고 선착순 4만명 증정 뱃지도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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