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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스터 - 스포일러 있음


그제 밤에 친구가 영화를 같이 보자고 했다. 무슨 영화인지 제목도 알려주지 않고 일단 봤다. 특이하게도 영화가 끝나가는 시점에 영화의 타이틀이 표시가 되어서 나중에야 제목을 알 수 있었다. 친구는 그전에 영화관에 가서 회사 사람들이랑 단체 관람했던 영화고 나는 아직 보지 못한 영화다.

'네트워크'라는 단어는 참 좋은 단어인데 '다단계'하는 양아치 사기꾼들과 '영업'하는 약팔이들이 단어를 부정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오죽하면 영화 시작하는데 이병헌이 '원 네트워크!' 하니까 내가 자동반사로 '아, 다단계구나~'했을까. 다단계에 미친 친구로 인해 5호선 천호에 끌려가 다단계를 당할 뻔했던 입장에서는 지금도 다단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간다. 간절한 건 알겠는데, 사람이 인생을 너무 쉽게 살려고 한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너무 순진한 건가.

아무튼 이 영화는 대규모로 사람들을 모집하여 금융 네트워크(다단계)를 만들어 글로벌 사기를 치는 사기꾼 진회장과 김엄마, 박장군 셋을 두고 그들을 쫓는 김재명 팀장의 이야기다.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의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해커인 박장군과 안경남에게 시선이 가는 건 당연한 것 같다. 아무튼 박장군이 김재명의 편으로 돌아서지만, 김재명이 박장군을 믿지 못하는 바람에 일이 무산이 되어 버리는 부분에서 많이 아쉬웠다. 은근 심리 흐름이 리얼하단 말이지. 피해액이 조 단위가 되고 진회장과 김엄마가 유유히 한국을 떠나 원양어선을 탄 뒤, 피해자들이 목매어 집단 자살하고 난리가 나는 꼴을 보면서 참으로 씁쓸했다. 뭐 이런 식으로 끝나는 영화가 다 있나... 게다가 얼마 뒤 진회장과 김엄마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고 뉴스가 나오는데 나는 왜 세월호의 유회장이 떠오르는 걸까. 내가 친구를 보며 이딴 식으로 끝나는 거냐고 부들부들하니까 아직 더 남았다고 기다리라고 했다.

속이는 놈들에게 속아주는척하면서 속이고 속이고 또 속이는 두뇌싸움이 이어지고 마지막의 반전까지! 계좌를 확인하라는 쪽지 한 장. 맞아 죽기 싫어서 환자놀이를 하고 있는 진회장. 그리고 국회의사당을 향해 일제히 달려가는 경찰차들. 하나같이 너무 재밌고 유쾌했습니다. 그래 영화라면 그래도 되지. 아마 현실은 그게 안 될 거지만. 정부가 바뀌었으니 좀 더 바뀌었으면 좋겠지만 아마도 이번 임기에는 박 씨 똥 치우는 데만도 한계가 있을 거라서...

영화 재밌었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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