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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벽걸이 에어컨 청소 - 셀프 분해 청소 성공기 (이젠 별 걸 다 해보네)

하다 하다 이제 벽걸이 에어컨 분해 청소를 다 해보는 쿤씨. 원래 살던 반송집에 두고 온 에어컨보다 더 누리끼리한 구형 휘센 벽걸이 에어컨. LG 제품이다. 이 빌라에 옵션으로 걸려 있는 제품으로 여름이 시작하기 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틀어서 지금까지 쓰던 게 사실이다. 원래 청결한 성격도 아니거니와 겉보기엔 괜찮아 보여서 그러려니 했다. 사실 벽걸이 에어컨 청소할 생각은 1도 없었는데, 행거의 옷들을 정리하는데 세상에!!! 에어컨 바람을 맞는 부분에 걸려 있던 옷들이 죄다 곰팡이가 피었지 뭔가!!!


미니멀 라이프를 선호하는 중이라서 어차피 안 입는 옷은 버리려고 했었지만, 입으려고 했던 옷들까지 곰팡이가 피어서 쓰레기봉투에 넣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고민을 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왜 옷들은 곰팡이가 슬었을까. 그러다가 에어컨으로 시선이 갔다. 에어컨의 찬 바람이 행거에 닿아서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슬었을까. 그렇다면 행거를 낮춰야지라고 생각했다. 행거와 책장이 ㄱ자로 되어 있었다면, 책장과 행거의 위치를 바꿔보자고 결론을 내린 것.

일단 입을 옷과 입지 않을 옷을 구분을 하고 곰팡이가 심하게 슬어서 회생 불가능한 옷들을 쓰레기봉투에 넣었다. 행거를 비우고 나서 책장을 옮기려고 하는데, 아뿔싸! 에어컨 안쪽이 새까맣다. 에어컨 청소라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그냥 필터만 대충 훔치고 그랬는데 안쪽이 보통 일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8월 24일 밤 11시. 거사를 시작했다. 잠든 민민이 더워서 깨어버린 것 말고는 조올라게 힘든 거 말고는 다섯 시간이나 걸린 거 말고는 팔이 부러질 것 같았던 것 말고는 다음날 몸살 난 거 말고는 다 괜찮았다. 그렇군. 하나도 안 괜찮았다.

미리 말해두지만, 돈 있으면 그냥 업체 부르는 게 낫다. 5시간이나 걸렸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다. 참고로 나는 '벽걸이 에어컨 청소'로 검색을 해서 http://tnstn15.blog.me/140195624526 이 블로그를 통해서 정보를 확인하고 시작했다.

생각보다 꼼꼼하게 잘 되어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힘쓰는 것은 나이기 때문에 저 포스팅이 휘리릭 했다고 해서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는 해머드릴로 벽을 뚫고 온갖 목공 일과 집안일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진짜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나는 냉장고를 옮길 정도로 힘이 좋은 편이다. 평범한 여자가 혼자 이 짓(?)을 하는 것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너무 힘듦.

ㅇ 청소에 든 총 시간 - 5시간가량 (다음엔 이거보단 빨리할 수 있을 것 같다)
ㅇ 청소의 난이도 - ★★★★☆
ㅇ 청소 물품 - 장갑(목장갑), 물티슈, 분무기, 거품청소스프레이, 걸레, 운동화 솔, 수세미, 면봉


시작은 호기로웠다. 저 포스팅을 보고(대충 봄) 필터나 대충 닦아 볼까 하고 필터 뚜껑을 열었던 게 시작이었다. 필터 뚜껑은 평소에도 한두 번 열어봤으니 쉽게 열었다. 아래의 날개를 떼어야 한다. 날개가 짱짱하게 고정된 것 같은데 보시다시피 신축성이 좀 있어서 잘 휘어보면 쏙 빠진다. 참고로 잘못 힘주면 부러질 수도 있다. '에어컨 그냥 좀 부서지면 말지'라는 생각으로 뺐는데, 부서질까 봐 조심조심 다루면 오히려 못 뺀다. (참고로 나는 옵션이므로 부서지면 내가 물어줘야 한다. 이 낡은 것을!!! 그럼에도 그냥 강행함)


오. 필터는 예상했던 대로 먼지가 가득 끼어 있었다. 반송집 에어컨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 에어컨은 이 집에 설치된 이후로 청소를 1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이것은 욕실로 직행시켰다.


필터를 떼어 내니 안쪽으로 시커먼 곰팡이들이 보인다. 퀴퀴한 냄새도 났다. 위쪽에 저 오묘하게 생긴 것은 '플라즈마 필터'인데, 이 에어컨의 '플라즈마 공기 청정' 기능에 쓰는 필터인 것 같았다. 열로 먼지를 태워버리는 뭐 그런 기능인데, 지금의 리모컨에는 '플라즈마' 버튼도 없을뿐더러 구조를 확인해보니 한쪽만 전선이 연결되어 있어서 잘못 쓰면 불나겠더라.


일단 플라즈마 필터도 빼버렸다. 다른 쪽은 전선이랑 연결되어 있는데, 나사가 너무 세게 조여져 있고 나사 머리가 무뎌져 있어서 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 뒀다.


이제 본체의 커버를 분해할 시간이다. 보통 이 부분에서 호기롭게 커버를 탈착하고서 안쪽을 보고 노답이라는 걸 깨닫고 다시 커버를 씌우려고 한다더라. 하지만 커버를 씌우는 데 실패해서 AS도 못 부르고(자가 분해하면 AS 안 해준다고 하더라) 개인 수리기사 불러서 돈만 썼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근데 나도 다시 씌우는데 좀 고생을 하긴 했음. 벗길 땐 잘 벗겨지는데 씌우는 게 잘 안 된다.

빨간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에 나사가 있다. 아래쪽에 총 두 개의 나사가 있다. 뽑고 나서 잘 보관해두자. 뽑아야 하는 나사 중에서 가장 길쭉한 나사다. 난 그걸 잊어버려서 일일이 다 박아보고 알았다. 아무튼 저 나사를 풀면 본체의 커버를 뿅! 하고 벗길 수 있다.

나사 옆의 새까만 것들은 전부 곰팡이다. 누리끼리한 거야 세월을 탔으니 변색이 되었다고 해도 저렇게 새까맣게 변색되지는 않는다.


냉각판에도 바람이 나오는 아랫부분도 저렇게 새까맣게 곰팡이 때가 껴있다. 이 에어컨 바람을 맞았으니 기관지가 무사할 턱이 없다.

사실 사람을 불렀어도 되지만 나는 금전적 여유보다는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집은 좁았고 물건을 한시라도 빨리 정리해야 했으며, 그러려면 이 에어컨을 당장 해결해야 했거든.


커버를 들어 올리면 전선이 연결되어 있다. 커버에 전기 들어갈 일이 없어 보이는데 대체 왜 있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있다. 화살표의 버튼 같은 것을 눌러주면 쏙- 하고 쉽게 빠진다.


이렇게 에어컨 커버를 아주 간편하게 들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들어 올리는 건 쉬워도 나중에 다시 끼우는 건 정말 어렵다. 회전 팬 빼는 것 다음으로 커버 끼우는 게 제일 힘들었다.


커버를 들어 올리니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곰팡이 때. 제엔장.

짜잔! 커버를 까는데 성공했다. 너무 쉽게 커버를 뗀 덕분에 나중에 조립할 때 개고생을 하지만... 그건 나중에 걱정할 일이다.

물받이는 생각 외로 쉽게 분리된다.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을 눌러주면 쏙 빠진다. 물론 쉽게 빠지는 만큼 나중에 다시 끼워도 고정이 잘 안되므로 커버 씌울 때 방해꾼이 되며 개고생을 하게 만드는 범인들 중 하나다. 물받이는 계기판이 달려 있어서 오른쪽의 전자판이랑 연결되어 있으니 한쪽만 빼서 늘어뜨려 놓는 게 좋다. 어차피 호스랑도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청소할 때 나오는 물을 물받이로 받아서 버리기도 해야 하니까. 참고로 한 번도 청소한 적 없다면 물받이 안에는 슬라임 같은 것이 살고 있으니 큰마음을 먹고 떼어보기를!

에어컨 왼쪽에 나사가 두 개가 있는데 나사를 풀면 냉각판을 고정한 게 풀린다. 더불어 쿨러라고 부르는 회전 팬도 떨어진다. 물론 그쪽만. 오른쪽은 나사 하나가 버티고 있고, 저 냉각판은 완전히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냉각판을 붙인 채로 회전 팬 고정 나사를 풀어야 하는 서커스가 펼쳐진다. 냉각 판이 생각보다 날카롭기 때문에 장갑을 꼭 끼고 하길 바란다.

아무튼 이쯤에서 나는 회전 팬을 뽑지 못하고 gg칠까 말까 고민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리고 에어컨 청소 스프레이를 사서 대충 해결해보기로 마음먹고 24시간 마트로 달려갔다.

에어컨 청소 세제를 사러 갔더니 딱 하나 있었는데 '옥시' 거였다. 세상에, 옥시라고??? 가습기 세정제로 문제를 일으켰던 '옥시'다. 더더군다나 에어컨도 가습기처럼 '공기'를 다루는 제품인데 나는 도저히 내 에어컨(옵션이지만)에 옥시 제품을 끼얹을 수는 없었다. 내 목숨은 소중하니깐. 그래서 성분표를 보고 LG에서 나온 제품을 구입했다. 다목적 포밍 스프레이. 흔들어서 뿌리면 거품이 뿌와아- 나는 바로 그것이다.


매직 블록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 물티슈 100매를 다 털어 넣었다. 다목적 포밍 스프레이와 물을 채운 분무기를 준비한다.


물티슈로 손이 닿는 부분만 닦아 보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회전 팬을 빼지 않고서는 답이 안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30분 동안 회전 팬 빼는 방법을 검색을 해보고, 휴대폰 라이트로 회전 팬 쪽을 비춰서 나사를 찾는데 성공했다. 회전 팬 오른쪽에 빙글빙글 돌리다 보면 다른 애들보다 유난히 사이가 벌어진 애가 있는데 그 사이로 드라이버를 넣을 수 있다. 이게 매우 난이도가 ★★★★★ 급으로 높다. 너무 힘듦.

그리고 회전 팬을 잘 돌려서 훅 뽑으면 (이게 또 잘 안 뽑힌다) 분해 성공이다. 다시 끼울 때 잘 안 들어가서 약간의 '힘'을 사용했다. 때렸다는 이야기다.


회전 팬을 뺀 냉각판 뒤는 매우 헬이었다. 구석구석에 새까맣게 끼인 곰팡이 때는 물티슈를 반타작을 하고 나서야 깨끗해졌다. 물론 포밍 스프레이도 아낌없이 뿌렸다. 물받이가 있으므로 걱정 없지만 혹시 몰라 아래쪽에 박스와 걸레를 깔고 했다. 본체에 낀 곰팡이 때를 다 닦고 나서 냉각팬에도 포밍 스프레이를 아낌없이 뿌린다. 팍팍 뿌린다. 거품이 일어나면서 스프레이가 흘러내리기 시작하면 한번 더 뿌린다. 아낌없이. 에어컨 청소하는데 한통 다 썼다. 그리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준다. 분무기의 물과 함께 때가 씻겨서 아래쪽으로 흘러내린다. 쾌감 쩔어!!


그렇기 때문에 물받이는 맨 나중에 닦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자, 이제 욕실로 가자. 분해한 커버와 개고생해서 분해한 회전 팬과 필터 두 장, 플라즈마 필터 한 장이 있다. 좀 전의 사랑스러운 포밍 스프레이를 뿌리고 미리 준비한 운동화 솔로 박박 문질러서 씻는다. 동원된 손뜨개 수세미로 구석구석 깨끗이 닦았다. 커버와 필터 두 장, 플라즈마 필터는 생각보다 쉽게 닦였기 때문에 수건을 깔고 선풍기 앞에 널었다.


다른 포스팅을 보면 이 회전 팬이 원래 반투명한 흰색이라고 하던데. 어쩐지 내 것은 포밍 스프레이 뿌리고 박박 닦았는데도 까만색이다. 그래서 난 내 것이 변색되어서 까만 색인 줄 알았다. 그런데...


회전 팬 안쪽에 낀 때가 닦아지지 않은 것이었다. 이런...
회전 팬은 사이사이가 매우 좁아서 수세미를 쑤셔 넣어야 들어간다. 수세미를 쑤셔 넣어서 안쪽까지 다 닦았지만 사실 모서리 부분까지 깨끗하게 닦지는 못했다. 면봉으로도 한계가 있더라. 쪼그리고 앉아서 이거 수세미로 닦느라고 허리가 나갈 뻔했다. 진짜 너무 힘듦.

이거 뭐지 세제 풀어서 김장김치 비닐에 넣고 셰이크 잇 셰이크 잇 하면 잘 씻긴다고 하더라. 다음엔 그렇게 해야지라고 생각 중.


모서리가 좀 아쉽지만 청소가 된 회전 팬과 잘 닦은 필터와 에어컨 커버가 대기 중. 꼬락서니만 보면 이사 가는 것 같은 스케일의 방 꼬락서니.


조금 아쉽지만 청소가 끝난 본체와 냉각판과 회전 팬.

청소를 하려면 여름이 오기 전이나 가을에 했으면 좋겠다. 진짜 이렇게 더울 때 에어컨 청소를 하는 건 미친 짓이다. 땀을 어찌나 흘렸는지 1~2킬로는 빠졌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하지만 빠지지는 않았다) 말릴 시간 따위 없기 때문에 드라이기를 가동해서 (평소의 내 숱 많은 머리를 5분 만에 말려주는 기적의 핫템) 회전 팬을 말렸다.

뽀송해진 회전 팬을 원래 구멍에 끼우고 잘 안 들어가서 힘으로 좀 때렸더니 쏙 들어갔다. 끝이 자석인 드라이버에 나사를 붙여서 날개 사이로 넣고 회전 팬을 고정하는 것도 성공했다. 다른 쪽 팬을 걸이에 끼우고 그 위로 냉각팬을 붙이고 왼쪽 플라스틱 고정판을 냉각판에 끼웠다. 그리고 나사 두 개를 다시 끼워 넣었다. 물받이 끼우는 거야 위에서 말했다시피 매우 쉬운데, 커버가 제대로 안 들어간다. 아래 끼우면 위가 안 맞고 왼쪽 끼우면 오른쪽 안 맞고. 진짜 엄청나게 고생했다. 이 부분에서. 회전 팬 빼는 거랑 커버 끼우는 게 제일 힘들었음. 아무튼 커버를 씌우는데 성공하고 아래쪽에 흐물흐물한 에어컨 날개까지 끼워주고 끝!!

에어컨 전원코드를 꼽고 가동을 해보니 정상적으로 잘 작동한다. 오렌지향이 첨가된 세제로 닦았더니 오렌지 냄새가 옅게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에어컨 세정제들처럼 그런 독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다. 뿌듯했다. 무엇보다 공기가 매우 깨끗해진 게 코끝으로 느껴졌다. 냄새가 안 나더라고.

갑자기 시작해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어찌 됐든 무사히 청소를 하는데 성공했다. 다음엔 쉽게 할 것 같기도 하다. 뭐든 한 번이 힘들지 두 번은 힘들지 않다. 하지만 돈 있고 여유 있으면 업체를 부르자.

댓글

  1. 글 보고 에어컨 청소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런데 회전팬은 검은 때 다 청소하고 냉각판도 나름 잘 청소했는데도... 냄새가 나네요.. 본체부분에 낀 곰팡이도 안쪽까지 잘 청소한 것 같은데..
    냉각판같은경우 그 핀 사이사이를 청소할수가 없어서 그냥 무균무때 뿌리고 겉에 닦고 솔로 비비고... 정도만 했는데 충분히 시간 갖고 때가 흘러내리게 했어야했을까요...?ㅠㅠ 글 보면서 해서 금방 할 수는 있었지만, 많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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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생하셨네요-! 실내에서 음식을 할 때 에어컨을 켜면 그 냄새가 배기도 하더라고요. 에어컨 자체에 배인 냄새는 안 빠지는 거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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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주잘 참고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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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생하셨습니다! 쾌적한 여름 보내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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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덕분에 에어컨 청소 잘 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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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거 보면서 분해해나가고 청소완료했습니다

    진짜 정성스러운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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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생하셨습니다. 하지만 다시는 하고 싶지 않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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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청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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