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7일. 원래는 추석 연휴를 마치고 부산으로 내려가기로 했던 날. 일단 이달에 잡아놓은 일정들이 많았기 때문에 수술을 하고 입원을 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고민에는 입원비 문제도 있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인터넷에 담낭 절제 수술 비용을 검색해보면 3일 입원에 150~200이라는 말이 있었으니까. 그건 정말 무시무시한 금액이었다. 실비보험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일단 10월 말까지는 이미 잡힌 일정들을 처리하고 11월에 다시 올라와서 수술을 받자. 가 계획이었다. 엄마와 남동생은 내켜 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결정을 하고 가족들이 다 잠이 들었을 때, 아직 집에 오지 않은 남동생에게 연락을 했다. 혹시 수술을 토요일에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봤다. 사실 일정이 있어서 수술을 하고 입원을 하는 게 부담스럽기는 한데, 집에 내려가서 무사히 한 달을 버텨낼 자신도 사실 없었다. 그만큼 쓸개 통증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토요일은 수술이 안된다고 해서 그러려니 하고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한 남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외과 과장님이 토요일은 원래 응급수술밖에 하지 않지만, 남동생 가족이니까 특별히 해준다고 했다고 했다. 그렇게 집에 내려가려다가 갑자기 입원 준비를 하고 표를 취소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터미널에 들러서 민민 표만 발권하고 내 표는 취소를 했다. 민민은 주말에 일이 있어서 내려가야 했지만, 가족들과 같이 있을 테니 안심하는 눈치였다.
전날 검사 때와 마찬가지로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외과 과장님을 만나서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래도 하신 말씀이 '수술을 하고 나면 삶의 질이 훨씬 나아질 거다.'라는 말이었다. 입원 수속을 밟고 입원실로 이동을 했다. 엄마는 아침까지 내 결정을 모르고 계셨기 때문에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일들에 입원 수속을 하시면서도 멍- 하신 거 같았다.
입원이 결정이 되었고, 수술도 오전 중에 잡힌 수술 하나 하고 바로 해 주신다고 하셨고!! 나는 나름 좀 설레어 있었다. 왜냐면 담낭은 누구나 하나고, 나는 이제 곧 쓸개 빠진 녀석이 되는 거니까. 어쩐지 재미있었다. 갑자기 입원이 결정되는 바람에 머리를 감지 않고 병원에 갔는데,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셀카 찍을 만큼 기분이 하이(High) 했다.
수술을 받기 전 링거를 놓고 (혈관이 잘 안 잡혀서 두 번 놓았다) 항생제 반응 검사도 했다. 수술 시간을 기다리면서 링거 맞으면서 잠깐 잠을 잤던 것 같기도 하다. 기다리다 보니 수술방으로 향하는 침대가 내 병실로 들어왔다. 인생 첫 수술! 그것도 쓸개 없는 삶의 시작이 되는 수술이다. 설레어서 침대에 갈아타면서도 민민에게 사진 찍어 달라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침대에 이렇게 누워서 수술방으로 들어가는 동안 도 엄청 흥미진진! 수술대 위로 옮겨 눕고 마취 중에 움직이지 않도록 다리랑 팔을 묶는데, "저 힘 좋으니까 꽉 묶어 주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태연했다. - 엄마는 수술하러 가는 내가 너무 태연해서 그래도 걱정이 덜 되고 마음이 덜 아팠다고는 했다. - 너무 신기하고 즐거워서 (어차피 죽을 수술하는 것도 아니고) 이거저거 물어보면서 수술방 안을 둘러봤다. 나중에 마취제 들어간다길래 "이제 저 자요?" 하고 물으니까, "네, 자요."라고 대답해주셨다. 그 대답을 이후로 기억이 없다. 수술은 잘 되었다고 했다. 눈을 떠보니 입원실의 내 침대 위였다.
이게 내 몸에서 나온 담석이라고 했다. 우왕!! 흔들어보면 따닥-따닥- 하고 돌 부딪히는 소리도 난다. 담낭 용종의 경우는 조직 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일이 좀 걸린다고 했다. 일주일 정도 지나 결과가 나온 후에도 나한테 별말이 없는 것을 보면 그냥 평범한 양성 종양인 모양이다. 그래도 크기가 컸어서 0.8mm던가.. 놔두면 담낭암으로 발전 위험이 있어서 어쨌든 뗀다고는 하던데, 그게 아니더라도 어차피 담석 때문에....
담낭 절제술로 담낭을 제거하고 담석을 얻은 이후에 주변의 반응은 이렇다.
1. 어떻게 저런 걸 몸속에 넣고 살았니. 버텼니. 힘들었겠다. 아프지 않았니. 고생했다. 등등..
2. 너 아프다는 거 꾀병 아니었구나. 이제 믿어줄게. 엉엉.
담즙 자체가 냄새가 구리다는 말도 있고, 뚜껑을 열면 상해버릴까 봐 지금까지도 책상 위에 뚜껑 한 번 열지 않은 채 고이 보관 중인 내 돌멩이들. 여섯 개. 10mm(1cm) 정도로 꽤 큰데, 이걸 몸속에 고이 간직하고 산 나도 스스로 참 대단하고 미련했다.
+ 무통주사
무통주사는 비급여이기도 하고 나는 그냥 참을만한 것 같아서 무통주사를 신청을 안 했었다. 첫날 미친 듯이 아팠고 둘째 날도 아팠고 사실 퇴원할 때까지 아팠다. 퇴원하고도 일주일 동안은 배가 아팠지만, 그 어떤 고통도 쓸개를 떼기 전보다는 못했다. 쓸개를 떼기 전, 새벽에 토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며 응급실로 기어가듯 들어가던 때의 고통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다. 그래서 견딜만했다. 무통주사를 맞지 않으니 통증에 따라 몸 상태가 나아지는 게 느껴지니 그것도 좋았다.
수술 후에는 힘들더라도 운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복강경 수술을 해서 장기가 제 자리를 찾아가고 방귀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심호흡을 많이 하고 - 안 그럼 폐렴 위험이 있다고... - 운동을 하래서 틈날 때마다 아랫배를 손으로 받치고 많이 걸었다. 토요일 수술. 토, 일, 월 입원하고 화요일에 퇴원했다. 입원은 3일.
+ 복강경 수술 자국
수술 직후 찍은 사진이다. 보다시피 배꼽 부분을 구멍을 내어서 수술을 진행하다 보니 상처가 없다. 배가 어마 무시하게 당기고 쓰리지만, 그 외에는 전부 멀쩡하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도 딱지가 붙어 있고 배꼽 위쪽이 조금 단단하지만 아프지는 않다.
+ 담낭 절제술 수술비
수술 전의 내가 그러했듯이 수술을 앞둔 사람들은 아마 이것이 가장 궁금할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니까 3일 입원 기준으로 150~200만 원이라고 나와서 나도 엄청 긴장을 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물론 진료비 총액은 289만 원 돈이 나왔고, 의료보험 제도 덕분에 내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89만 8646원이었다. 그마저도 동생이 다니는 병원이어서 가족 할인으로 78만 1천 원이 나왔다.
디테일하게 타고 들어가 보면, (본인 부담금 기준, 3일 입원)
진찰료 - 6,156원
입원료 - 29,010원 / 3인실이다 보니 병실차액 비급여 9만 원
식대 - 20,125원
투약료 - 2,534원 (입원 중 조제약)
주사료 - 16,156원. 비급여 185,900원. 입원 내 링거주사 및 수술 중 투약된 주사 포함.
마취주사인 브리디온주 2ml(123)이 16만 원. 진통제 아나포주(114) 5천 원.
마취료 - 25,624원
처치 및 수술료 - 221,624원
일반 검사료 - 41,546원
특수검사료 - 2,802원
진단방사선료 - 1,770원
치료재료대 - 187,958원. 비급여 24,000원
그렇게 내 병원비는 78만 원이 나왔지만, 사실 공단 부담금이 거의 200만 원 돈이기 때문에 매일 납부하는 의료보험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경험으로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결정을 하고 가족들이 다 잠이 들었을 때, 아직 집에 오지 않은 남동생에게 연락을 했다. 혹시 수술을 토요일에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봤다. 사실 일정이 있어서 수술을 하고 입원을 하는 게 부담스럽기는 한데, 집에 내려가서 무사히 한 달을 버텨낼 자신도 사실 없었다. 그만큼 쓸개 통증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토요일은 수술이 안된다고 해서 그러려니 하고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한 남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외과 과장님이 토요일은 원래 응급수술밖에 하지 않지만, 남동생 가족이니까 특별히 해준다고 했다고 했다. 그렇게 집에 내려가려다가 갑자기 입원 준비를 하고 표를 취소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터미널에 들러서 민민 표만 발권하고 내 표는 취소를 했다. 민민은 주말에 일이 있어서 내려가야 했지만, 가족들과 같이 있을 테니 안심하는 눈치였다.
전날 검사 때와 마찬가지로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외과 과장님을 만나서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래도 하신 말씀이 '수술을 하고 나면 삶의 질이 훨씬 나아질 거다.'라는 말이었다. 입원 수속을 밟고 입원실로 이동을 했다. 엄마는 아침까지 내 결정을 모르고 계셨기 때문에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일들에 입원 수속을 하시면서도 멍- 하신 거 같았다.
입원이 결정이 되었고, 수술도 오전 중에 잡힌 수술 하나 하고 바로 해 주신다고 하셨고!! 나는 나름 좀 설레어 있었다. 왜냐면 담낭은 누구나 하나고, 나는 이제 곧 쓸개 빠진 녀석이 되는 거니까. 어쩐지 재미있었다. 갑자기 입원이 결정되는 바람에 머리를 감지 않고 병원에 갔는데,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셀카 찍을 만큼 기분이 하이(High) 했다.
수술을 받기 전 링거를 놓고 (혈관이 잘 안 잡혀서 두 번 놓았다) 항생제 반응 검사도 했다. 수술 시간을 기다리면서 링거 맞으면서 잠깐 잠을 잤던 것 같기도 하다. 기다리다 보니 수술방으로 향하는 침대가 내 병실로 들어왔다. 인생 첫 수술! 그것도 쓸개 없는 삶의 시작이 되는 수술이다. 설레어서 침대에 갈아타면서도 민민에게 사진 찍어 달라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침대에 이렇게 누워서 수술방으로 들어가는 동안 도 엄청 흥미진진! 수술대 위로 옮겨 눕고 마취 중에 움직이지 않도록 다리랑 팔을 묶는데, "저 힘 좋으니까 꽉 묶어 주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태연했다. - 엄마는 수술하러 가는 내가 너무 태연해서 그래도 걱정이 덜 되고 마음이 덜 아팠다고는 했다. - 너무 신기하고 즐거워서 (어차피 죽을 수술하는 것도 아니고) 이거저거 물어보면서 수술방 안을 둘러봤다. 나중에 마취제 들어간다길래 "이제 저 자요?" 하고 물으니까, "네, 자요."라고 대답해주셨다. 그 대답을 이후로 기억이 없다. 수술은 잘 되었다고 했다. 눈을 떠보니 입원실의 내 침대 위였다.
"내 쓸개 예뻤어?"마취에서 깬 내가 제일 먼저 한 말이었다. 나 말고 가족들이 다들 내 쓸개를 봤다고 했다. 염증 때문에 손바닥만 하게 부풀어 있었다고 했다. 보지는 못했지만 전에 동물병원에서 일할 때 자궁축농증 때문에 엄청나게 부풀었던 개 자궁을 본 적이 있어서 짐작은 갔다. 그래도 내 쓸개를 못 본 것은 좀 아쉬웠다. 마취가 깨고 좀 앉아 있으니까 선생님이 내 쓸개의 담석을 가져다주셨다. 우왕!!
이게 내 몸에서 나온 담석이라고 했다. 우왕!! 흔들어보면 따닥-따닥- 하고 돌 부딪히는 소리도 난다. 담낭 용종의 경우는 조직 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일이 좀 걸린다고 했다. 일주일 정도 지나 결과가 나온 후에도 나한테 별말이 없는 것을 보면 그냥 평범한 양성 종양인 모양이다. 그래도 크기가 컸어서 0.8mm던가.. 놔두면 담낭암으로 발전 위험이 있어서 어쨌든 뗀다고는 하던데, 그게 아니더라도 어차피 담석 때문에....
담낭 절제술로 담낭을 제거하고 담석을 얻은 이후에 주변의 반응은 이렇다.
1. 어떻게 저런 걸 몸속에 넣고 살았니. 버텼니. 힘들었겠다. 아프지 않았니. 고생했다. 등등..
2. 너 아프다는 거 꾀병 아니었구나. 이제 믿어줄게. 엉엉.
담즙 자체가 냄새가 구리다는 말도 있고, 뚜껑을 열면 상해버릴까 봐 지금까지도 책상 위에 뚜껑 한 번 열지 않은 채 고이 보관 중인 내 돌멩이들. 여섯 개. 10mm(1cm) 정도로 꽤 큰데, 이걸 몸속에 고이 간직하고 산 나도 스스로 참 대단하고 미련했다.
+ 무통주사
무통주사는 비급여이기도 하고 나는 그냥 참을만한 것 같아서 무통주사를 신청을 안 했었다. 첫날 미친 듯이 아팠고 둘째 날도 아팠고 사실 퇴원할 때까지 아팠다. 퇴원하고도 일주일 동안은 배가 아팠지만, 그 어떤 고통도 쓸개를 떼기 전보다는 못했다. 쓸개를 떼기 전, 새벽에 토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며 응급실로 기어가듯 들어가던 때의 고통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다. 그래서 견딜만했다. 무통주사를 맞지 않으니 통증에 따라 몸 상태가 나아지는 게 느껴지니 그것도 좋았다.
수술 후에는 힘들더라도 운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복강경 수술을 해서 장기가 제 자리를 찾아가고 방귀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심호흡을 많이 하고 - 안 그럼 폐렴 위험이 있다고... - 운동을 하래서 틈날 때마다 아랫배를 손으로 받치고 많이 걸었다. 토요일 수술. 토, 일, 월 입원하고 화요일에 퇴원했다. 입원은 3일.
+ 복강경 수술 자국
수술 직후 찍은 사진이다. 보다시피 배꼽 부분을 구멍을 내어서 수술을 진행하다 보니 상처가 없다. 배가 어마 무시하게 당기고 쓰리지만, 그 외에는 전부 멀쩡하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도 딱지가 붙어 있고 배꼽 위쪽이 조금 단단하지만 아프지는 않다.
+ 담낭 절제술 수술비
수술 전의 내가 그러했듯이 수술을 앞둔 사람들은 아마 이것이 가장 궁금할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니까 3일 입원 기준으로 150~200만 원이라고 나와서 나도 엄청 긴장을 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물론 진료비 총액은 289만 원 돈이 나왔고, 의료보험 제도 덕분에 내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89만 8646원이었다. 그마저도 동생이 다니는 병원이어서 가족 할인으로 78만 1천 원이 나왔다.
디테일하게 타고 들어가 보면, (본인 부담금 기준, 3일 입원)
진찰료 - 6,156원
입원료 - 29,010원 / 3인실이다 보니 병실차액 비급여 9만 원
식대 - 20,125원
투약료 - 2,534원 (입원 중 조제약)
주사료 - 16,156원. 비급여 185,900원. 입원 내 링거주사 및 수술 중 투약된 주사 포함.
마취주사인 브리디온주 2ml(123)이 16만 원. 진통제 아나포주(114) 5천 원.
마취료 - 25,624원
처치 및 수술료 - 221,624원
일반 검사료 - 41,546원
특수검사료 - 2,802원
진단방사선료 - 1,770원
치료재료대 - 187,958원. 비급여 24,000원
그렇게 내 병원비는 78만 원이 나왔지만, 사실 공단 부담금이 거의 200만 원 돈이기 때문에 매일 납부하는 의료보험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경험으로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의사선생님의 말대로, 수술을 하고 나서 삶의 질이 매우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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