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이틀째 되는 날. 오늘은 생태원에 가 보기로 했다. 국립 생태원이 생긴지는 좀 되었었는데, 장항에 올 때마다 시간이 안 되어서 가보지를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느지막이 오후에 국립생태원으로 향했다.
멀찍이 보이는 커다란 건물이 생태원이다. 규모가 정말 어마 무시하다. 엄마는 이게 땅값이 싼 곳이라서 가능한 거라고 하셨지만, 아무튼 간에 실제로 둘러 본 소감은 웬만한 아쿠아리움이나 식물원이 부럽지 않다 였다. 생태 환경을 정말 잘 만들어 놨다. 규모가 규모이다 보니 주차장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휴일에는 이 넓은 주차장이 꽉 찬다고 하니 신기한 일이다.
매표소 앞 쪽에 있는 생태원 안내도. 안내도만 보기에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사실 우리는 오후 다섯시에 가서 이걸 다 둘러보지도 못하고 왔다. 실외는 정말 극히 일부만 보고 왔달까. 제대로 보고 즐기려면 하루 온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다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왔다. 나는 서천군민이 아니다 보니 입장료 5천 원을 그대로 냈다. 부모님은 서천군민이라서 50% 할인을 받아 두 분이 5천 원! 서천군 내 관광지들은 모두 이렇게 지역 내 주민들에게 할인을 해주고 있는데 그게 참 좋아 보였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고 게이트를 지나 입장을 하면 새싹 모양의 조형물이 있는 광장으로 들어선다.
광장과 전기차 정류소가 있다. 정문 매표소에서 방문자 센터까지 약 400m 거리를 전기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물론 방문자 센터에서 에코리움까지도 이동할 수 있다. 정문 매표소와 방문자 센터 사이에는 정말 수목이 있는 벌판이 전부이므로 전기차를 타는 걸 권하는 편이다. 실제로도 에코리움 안에서 걷는 것만도 어마어마하게 걷기 때문에 아무리 도보 5분 거리라고 해도 미리 기운 뺄 필요는 없다. 어차피 방문자 센터에서 에코리움까지 걷는 것도 만만치 않음.
당시엔 2구간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정문 매표소와 방문자 센터를 6분 간격으로 순환하는 1구간과 광장과 놀이터, 서문을 12분 간격으로 순환 운행하는 2구간이었다. 그렇다. 어차피 방문자 센터에서 에코리움까지는 튼튼한 두 다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전기차를 타고 방문자 센터로 향했다.
방문자 센터에서 나오면 테라스와 함께 연못이 보인다. 혹시나 모를 사고를 대비한 구명튜브도 보인다. 서천 스탬프 여행의 스탬프는 방문자 센터 1층에서 찍을 수 있다. 새로운 스탬프 수첩도 이곳에서 받을 수 있다. 방문자 센터에서 오솔길을 따라 에코리움으로 향한다.
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간간이 벤치가 놓여 있고 도시락 까먹을 수 있는 공간도 보인다. 놀이터의 바닥은 푹신푹신하다. 그네를 타고 싶었지만 어린이 전용이라고 되어 있어서 타지는 않았다. 놀이터가 다양하게 잘 되어 있어서 가족끼리 같이 오기에 좋아 보였다.
놀이터로 가는 길에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 도토리와 상수리. 동그란 것이 상수리이고 길쭉한 것이 도토리다. 도토리묵을 먹고 본 적은 있지만 도토리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이라서 신기했다. 상수리는 그대로 먹기에는 쓰다고 하시면서 아빠는 도토리를 날로 드셨다.
놀이터 옆쪽으로는 부엉이 사육장이 있었다. 부엉이 2종과 원앙이 있었다. 유리의 무늬 때문인지 사진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유리 안쪽에 부엉이가 두웅-! 하고 눈을 부라리고 앉아 있었다.
부엉이가 있는 사육장 옆으로 길을 따라가면 이렇게 다리가 나온다. 다리 아래로는 늪인지 개울인지 알 수 없는 곳에 풀이 우거져 있는데, 뱀 나오니까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문이 적혀 있다. 그렇다. 생태원이다 보니 자유분방하게 뱀이 살고 있는 모양이다.
이 다리를 건너서 가다 보면 넓은 갈대밭이 나온다. 갈대밭에서 생쇼를 하면서 찍은 사진들은 흑역사이니 가족들하고만 몰래 보는 것으로 하겠다.
갈대밭을 가로질러 걷다 보면 이 생태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에코리움이 나타난다. 에코리움 앞쪽의 개울에는 커다란 연잎이 둥둥 떠 있다. 처음에는 너무 커서 잎이 아니라 꽃 같은 건 줄 알았다. 연잎이 너무 커서 내가 엄지공주처럼 올라타도 되겠다고 말하니, 엄마가 연잎과 나를 번갈아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셨다. 왜! 뭐!!
그리고 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는 에코리움에 도달했다. 건물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안쪽도 어마어마했다. 참고로 전기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하면, 사슴생태원을 걸어서 지나치게 되는데 이곳에서 노루를 볼 수 있다. 에코리움 내부는 상설 주제전시관 1을 지나서 열대관-사막관-지중해관-온대관-극지관-상설주제전시관2를 순서대로 둘러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일단 순서대로 열대관으로 들어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에코리움의 핵심은 이 열대관이 아닐까 싶다. 아기들은 극지관의 펭귄 구경하는 걸 더 좋아하겠지만 말이야.
열대관 입구에서는 열대 물고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피라냐부터 저 '아바타' 닮은 물고기 나폴레옹 피쉬까지. 커다란 수조에 다양한 물고기들이 있는데, 이 부분은 정말 부산 아쿠아리움이 부럽지 않은 느낌이었다. 관람료 차이를 생각하면 개 이득이랄까.
물고기가 있는 곳을 지나 길을 따라 걸어가면 본격적으로 열대관이 시작된다. 천장을 따라 이렇게 식물의 뿌리가 드리워져 있는데, 이거 전부 살아있는 식물의 뿌리다.
실제 살아 숨 쉬는 뿌리이므로 눈으로만 봐달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후덥지근한 온도와 습도. 그리고 아주 제대로 만들어진 생태원-열대관 내부는 정말이지 해외 열대우림에 가 있는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천장에서 드리워진 식물 뿌리가 너무 멋졌다. 곳곳에 해외에 가야 볼 수 있을 것 같은 열대의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서 정말 기분이 새로웠다.
정말로 열대우림에 와 있는듯한 착각이 드는 빼곡한 숲과 습한 공기. 엄마는 처음 생겼을 때보다 나무들이 제자리를 잡고 우거져서 더 보기에 좋다고 하셨다.
습지 곳곳을 따라 대형어종이 헤엄치는 연못도 볼 수 있고, 돌벽을 따라서 물이 흐르는 동굴 길도 지나갈 수 있다. 바위 위에 만들어져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과 그 위로 커튼처럼 흩뜨려져 있는 식물의 줄기를 보노라면 이곳이 정말 한국이 맞는가 의심이 든다.
감격스러웠던 열대관을 지나면 사막관으로 들어선다. 대구 수목원에서도 이와 비슷한 환경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규모도 더 크고 종류도 더 많았다. 그리고 환경이 정말 사막 같았다. 공기조차...
가만히 서 있어도 버썩 버썩 마른 숙주가 될 것만 같은 사막관이었다. 저래 봬도 쟤들은 안에 수분을 듬뿍 머금고 있겠지?
사막관이다보니 사막 생물인 사막 여우와 카피바라가 있었다. 어찌나 귀요미한지!!! 사막 여우는 정말 너무 귀여운 것 같다. 사이테스종이라서 일반인이 키울 수는 없지만, 이런 환경을 갖춰주고 키울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테니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지중해관에서 이 나무를 만났다. 그렇다. 바오밥나무다! 바오밥나무!!! 이게 단어로는 들어봤어도 실물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무척 신기했다.
그리고 아주 다양한 식충식물들도 한 곳에 모여 있었다. 호기심에 손가락을 넣는 사람을 방지하기 위해서일까, 유리벽으로 막혀 있었다.
지중해관과 온대관 사이에 있는 그곳! 바로 수달사이다. 수달 암수 한 쌍이 살고 있었고 이번에 새끼가 두 마리 태어났다고 한다. 수달 두 마리가 살기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넓은 공간이 할당되어 있다. 이렇게 좋은 생태에서 살고 있으니 번식이 안 될 수가 없달까... 계단 아래쪽으로 물속을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우리 일행이 구경을 하러 가니까 저렇게 쏜살같이 헤엄쳐서 다가오더니,
배를 뒤집으며 헤엄을 치기도 하고, 두발로 서서 빤히 우리를 지켜보기도 하고 온갖 애교를 다 부렸다. 이 수달들이 대체 왜 이렇게 애교가 많은가 의문이 들면서도 귀여운 수달의 애교를 보는 것이 싫지는 않았기에 우리는 한참을 수달 구경을 하고 있었다.
수달은 한참을 우리들 발치 아래에서 머무르며 온갖 애교와 묘기를 다 보여주었다. 마치 우리를 관찰하는 것처럼 두 발로 서서 빤히 바라보기도 했다. 너무 귀여워서 심쿵사할 것 같았다.
그리고 십여 분 넘게 온갖 애교와 묘기를 지켜본 다음에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렇다. 우리가 막 도착한 그 타이밍이 수달 밥 타임이었다. 사육사님이 물고기를 잔뜩 가지고 오는 타이밍이었던 거다. 그래서 우리를 보고 애교를 부리고 우리를 바라보면서 밥을 내놓으라고 한 거였다. 아주 좋은 타이밍에 수달사에 들르는 바람에 정말 좋은 구경을 했다. 물고기를 먹는 수달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귀요미한 수달은 물고기를 정말 우걱 우걱 잘도 먹었다. 정말 좋은 구경을 했다.
수달 구경을 하고 온대관 구경을 한 후, 상설전시를 하고 있는 홀을 가로질러 극지관으로 향했다.
극지관에서는 '펭귄 마을 방문 허가서'라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프린트할 수 있는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었다. 소소한 이벤트를 뒤로하고 펭귄사 안으로 들어가니 아무래도 평일이라서 그런지 텅 비어 있었다. 펭귄들만 열심히 아장아장 걷고 있었다.
아장아장이. 넘나 귀여운 것!
아장아장 걷고 그 짧은 다리로 점프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 귀여웠다. 펭귄관이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라고 하지만, 어른인 나는 사실 펭귄보다는 열대관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그 우거진 열대우림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너무 멋있었어!!!!
멀찍이 보이는 커다란 건물이 생태원이다. 규모가 정말 어마 무시하다. 엄마는 이게 땅값이 싼 곳이라서 가능한 거라고 하셨지만, 아무튼 간에 실제로 둘러 본 소감은 웬만한 아쿠아리움이나 식물원이 부럽지 않다 였다. 생태 환경을 정말 잘 만들어 놨다. 규모가 규모이다 보니 주차장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휴일에는 이 넓은 주차장이 꽉 찬다고 하니 신기한 일이다.
매표소 앞 쪽에 있는 생태원 안내도. 안내도만 보기에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사실 우리는 오후 다섯시에 가서 이걸 다 둘러보지도 못하고 왔다. 실외는 정말 극히 일부만 보고 왔달까. 제대로 보고 즐기려면 하루 온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다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왔다. 나는 서천군민이 아니다 보니 입장료 5천 원을 그대로 냈다. 부모님은 서천군민이라서 50% 할인을 받아 두 분이 5천 원! 서천군 내 관광지들은 모두 이렇게 지역 내 주민들에게 할인을 해주고 있는데 그게 참 좋아 보였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고 게이트를 지나 입장을 하면 새싹 모양의 조형물이 있는 광장으로 들어선다.
광장과 전기차 정류소가 있다. 정문 매표소에서 방문자 센터까지 약 400m 거리를 전기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물론 방문자 센터에서 에코리움까지도 이동할 수 있다. 정문 매표소와 방문자 센터 사이에는 정말 수목이 있는 벌판이 전부이므로 전기차를 타는 걸 권하는 편이다. 실제로도 에코리움 안에서 걷는 것만도 어마어마하게 걷기 때문에 아무리 도보 5분 거리라고 해도 미리 기운 뺄 필요는 없다. 어차피 방문자 센터에서 에코리움까지 걷는 것도 만만치 않음.
당시엔 2구간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정문 매표소와 방문자 센터를 6분 간격으로 순환하는 1구간과 광장과 놀이터, 서문을 12분 간격으로 순환 운행하는 2구간이었다. 그렇다. 어차피 방문자 센터에서 에코리움까지는 튼튼한 두 다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전기차를 타고 방문자 센터로 향했다.
방문자 센터에서 나오면 테라스와 함께 연못이 보인다. 혹시나 모를 사고를 대비한 구명튜브도 보인다. 서천 스탬프 여행의 스탬프는 방문자 센터 1층에서 찍을 수 있다. 새로운 스탬프 수첩도 이곳에서 받을 수 있다. 방문자 센터에서 오솔길을 따라 에코리움으로 향한다.
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간간이 벤치가 놓여 있고 도시락 까먹을 수 있는 공간도 보인다. 놀이터의 바닥은 푹신푹신하다. 그네를 타고 싶었지만 어린이 전용이라고 되어 있어서 타지는 않았다. 놀이터가 다양하게 잘 되어 있어서 가족끼리 같이 오기에 좋아 보였다.
놀이터로 가는 길에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 도토리와 상수리. 동그란 것이 상수리이고 길쭉한 것이 도토리다. 도토리묵을 먹고 본 적은 있지만 도토리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이라서 신기했다. 상수리는 그대로 먹기에는 쓰다고 하시면서 아빠는 도토리를 날로 드셨다.
놀이터 옆쪽으로는 부엉이 사육장이 있었다. 부엉이 2종과 원앙이 있었다. 유리의 무늬 때문인지 사진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유리 안쪽에 부엉이가 두웅-! 하고 눈을 부라리고 앉아 있었다.
부엉이가 있는 사육장 옆으로 길을 따라가면 이렇게 다리가 나온다. 다리 아래로는 늪인지 개울인지 알 수 없는 곳에 풀이 우거져 있는데, 뱀 나오니까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문이 적혀 있다. 그렇다. 생태원이다 보니 자유분방하게 뱀이 살고 있는 모양이다.
이 다리를 건너서 가다 보면 넓은 갈대밭이 나온다. 갈대밭에서 생쇼를 하면서 찍은 사진들은 흑역사이니 가족들하고만 몰래 보는 것으로 하겠다.
갈대밭을 가로질러 걷다 보면 이 생태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에코리움이 나타난다. 에코리움 앞쪽의 개울에는 커다란 연잎이 둥둥 떠 있다. 처음에는 너무 커서 잎이 아니라 꽃 같은 건 줄 알았다. 연잎이 너무 커서 내가 엄지공주처럼 올라타도 되겠다고 말하니, 엄마가 연잎과 나를 번갈아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셨다. 왜! 뭐!!
그리고 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는 에코리움에 도달했다. 건물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안쪽도 어마어마했다. 참고로 전기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하면, 사슴생태원을 걸어서 지나치게 되는데 이곳에서 노루를 볼 수 있다. 에코리움 내부는 상설 주제전시관 1을 지나서 열대관-사막관-지중해관-온대관-극지관-상설주제전시관2를 순서대로 둘러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일단 순서대로 열대관으로 들어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에코리움의 핵심은 이 열대관이 아닐까 싶다. 아기들은 극지관의 펭귄 구경하는 걸 더 좋아하겠지만 말이야.
열대관 입구에서는 열대 물고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피라냐부터 저 '아바타' 닮은 물고기 나폴레옹 피쉬까지. 커다란 수조에 다양한 물고기들이 있는데, 이 부분은 정말 부산 아쿠아리움이 부럽지 않은 느낌이었다. 관람료 차이를 생각하면 개 이득이랄까.
물고기가 있는 곳을 지나 길을 따라 걸어가면 본격적으로 열대관이 시작된다. 천장을 따라 이렇게 식물의 뿌리가 드리워져 있는데, 이거 전부 살아있는 식물의 뿌리다.
실제 살아 숨 쉬는 뿌리이므로 눈으로만 봐달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후덥지근한 온도와 습도. 그리고 아주 제대로 만들어진 생태원-열대관 내부는 정말이지 해외 열대우림에 가 있는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천장에서 드리워진 식물 뿌리가 너무 멋졌다. 곳곳에 해외에 가야 볼 수 있을 것 같은 열대의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서 정말 기분이 새로웠다.
정말로 열대우림에 와 있는듯한 착각이 드는 빼곡한 숲과 습한 공기. 엄마는 처음 생겼을 때보다 나무들이 제자리를 잡고 우거져서 더 보기에 좋다고 하셨다.
습지 곳곳을 따라 대형어종이 헤엄치는 연못도 볼 수 있고, 돌벽을 따라서 물이 흐르는 동굴 길도 지나갈 수 있다. 바위 위에 만들어져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과 그 위로 커튼처럼 흩뜨려져 있는 식물의 줄기를 보노라면 이곳이 정말 한국이 맞는가 의심이 든다.
감격스러웠던 열대관을 지나면 사막관으로 들어선다. 대구 수목원에서도 이와 비슷한 환경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규모도 더 크고 종류도 더 많았다. 그리고 환경이 정말 사막 같았다. 공기조차...
가만히 서 있어도 버썩 버썩 마른 숙주가 될 것만 같은 사막관이었다. 저래 봬도 쟤들은 안에 수분을 듬뿍 머금고 있겠지?
사막관이다보니 사막 생물인 사막 여우와 카피바라가 있었다. 어찌나 귀요미한지!!! 사막 여우는 정말 너무 귀여운 것 같다. 사이테스종이라서 일반인이 키울 수는 없지만, 이런 환경을 갖춰주고 키울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테니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지중해관에서 이 나무를 만났다. 그렇다. 바오밥나무다! 바오밥나무!!! 이게 단어로는 들어봤어도 실물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무척 신기했다.
그리고 아주 다양한 식충식물들도 한 곳에 모여 있었다. 호기심에 손가락을 넣는 사람을 방지하기 위해서일까, 유리벽으로 막혀 있었다.
지중해관과 온대관 사이에 있는 그곳! 바로 수달사이다. 수달 암수 한 쌍이 살고 있었고 이번에 새끼가 두 마리 태어났다고 한다. 수달 두 마리가 살기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넓은 공간이 할당되어 있다. 이렇게 좋은 생태에서 살고 있으니 번식이 안 될 수가 없달까... 계단 아래쪽으로 물속을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우리 일행이 구경을 하러 가니까 저렇게 쏜살같이 헤엄쳐서 다가오더니,
배를 뒤집으며 헤엄을 치기도 하고, 두발로 서서 빤히 우리를 지켜보기도 하고 온갖 애교를 다 부렸다. 이 수달들이 대체 왜 이렇게 애교가 많은가 의문이 들면서도 귀여운 수달의 애교를 보는 것이 싫지는 않았기에 우리는 한참을 수달 구경을 하고 있었다.
수달은 한참을 우리들 발치 아래에서 머무르며 온갖 애교와 묘기를 다 보여주었다. 마치 우리를 관찰하는 것처럼 두 발로 서서 빤히 바라보기도 했다. 너무 귀여워서 심쿵사할 것 같았다.
그리고 십여 분 넘게 온갖 애교와 묘기를 지켜본 다음에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렇다. 우리가 막 도착한 그 타이밍이 수달 밥 타임이었다. 사육사님이 물고기를 잔뜩 가지고 오는 타이밍이었던 거다. 그래서 우리를 보고 애교를 부리고 우리를 바라보면서 밥을 내놓으라고 한 거였다. 아주 좋은 타이밍에 수달사에 들르는 바람에 정말 좋은 구경을 했다. 물고기를 먹는 수달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귀요미한 수달은 물고기를 정말 우걱 우걱 잘도 먹었다. 정말 좋은 구경을 했다.
수달 구경을 하고 온대관 구경을 한 후, 상설전시를 하고 있는 홀을 가로질러 극지관으로 향했다.
극지관에서는 '펭귄 마을 방문 허가서'라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프린트할 수 있는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었다. 소소한 이벤트를 뒤로하고 펭귄사 안으로 들어가니 아무래도 평일이라서 그런지 텅 비어 있었다. 펭귄들만 열심히 아장아장 걷고 있었다.
아장아장이. 넘나 귀여운 것!
아장아장 걷고 그 짧은 다리로 점프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 귀여웠다. 펭귄관이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라고 하지만, 어른인 나는 사실 펭귄보다는 열대관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그 우거진 열대우림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너무 멋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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