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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대통밥 정식 <옥빈관> 담양 맛집이지만 한마디가 아쉬웠던 가게

담양 대통밥 정식을 먹으러 <옥빈관>에 갔다.

사실 나는 대통밥 따위 별로 먹고 싶지 않았는데 부모님이 드시고 싶어 하셨다. 엄마는 내가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가 먹고 싶었던 것 같다. 담양은 초행길이고 어느 집이 대통밥을 잘하는지 알 수 없었다. 죽녹원을 나오자마자 '대통밥'을 내걸고 있는 가게가 정말 많았기 때문에 어느 집을 가야 할지 막막했다. 그냥 죽녹원 입구 앞에 있는 집 두 곳 중에서 외관이 엄청나게 화려한 집엘 들어가 보았다. 외관은 화려했는데 막상 안에 들어가서 보니 좌식 테이블이었다. 그건 문제가 아니었는데, 옆 테이블에서 이미 먹고 있는 대통밥 정식을 보니 대통밥도 작고 반찬도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6천 원짜리 백반 한상 같은 그런 부실한 느낌이라서 자리에 앉지 않고 그대로 나왔다. 그리고 담양 맛집을 검색했다. 블로그는 광고 일색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중에 나름 진짜를 찾아보기로 했다. 맛은 모르겠지만, 일단 가격 대비 상차림 스펙이 좋아 보이는 가게로 가기로 했다. 그 가게가 바로 옥빈관이다.

대통밥집 보다는 카페 같은 외관을 가지고 있는 옥빈관이다.


근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옥빈관으로 이동했다. 입구에서 자리를 안내받았는데, 창가 자리다. 우리 이전에도 몇몇 테이블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식사시간에서 벗어난 탓인지 맛집으로 유명하다고 했지만 자리가 없어서 못 앉지는 않았다. 실내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전구색 조명이 아늑해 보이기도 했다.


긴 테이블. 테이블 중앙에는 핫플레이트가 있다. 의자는 소파 의자로 등받이가 높아서 편안했다.


기본 테이블 세팅은 앞접시와 물 잔, 물티슈와 수저다. 담양 관광지도가 그려진 테이블 매트를 쓴다. 이 매트를 보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담양에 있다는 걸 알고 가보게 됐다.


담양 대통밥 정식 가게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온 옥빈관의 메뉴. 뭘 먹을까 하다가 무난하게 대통밥 정찬을 주문했다. 추가 금액 없이 대통밥과 떡갈비가 포함되어 있었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테이블 매트의 담양 관광지도를 구경했다. 소소하지만 꽤 좋은 서비스인 것 같다. 담양 초행길인 사람들이 어디를 갈지 고민할 때, 어디 어디가 있는지 알려주는 게 좋아 보였다. 이 테이블 매트의 관광지도를 보고 저녁을 먹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기다리니 기본찬이 깔리기 시작했다. 생선 탕수육. 코다리찜. 양념 게장. 나물. 비빔국수였나 쫄면이었나. 김치. 묵. 샐러드. 반찬은 코다리찜을 제외하고 모든 반찬이 리필이 된다. 매우 훌륭하다. 서빙을 내오는 직원분의 친절도가 매우 높았다. 음식을 서빙하면서, 하나하나 음식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리필 요청에는 새 그릇에 요리를 담아 내왔다. 참고로 리필을 했다는 이야기는 맛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잘 모르지만 인터넷 검색하다가 찾은 집이라 상차림 세팅은 사진으로 봐서 알았어도 맛은 알 수 없었는데, 밑반찬이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맛있었다.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면서도 맛이 있었다. 어느 하나 맛없는 것이 없었다.


아빠는 양념게장을 마음에 들어 하셔서 그것을 여러 번 리필했다. 나는 마 샐러드. 참깨 드레싱을 뿌린 마인지 무인지를 채 썬 샐러드가 맛있었다. 리필이 되지 않는 코다리찜도 맛있었다.


대통밥이 나왔다.


죽녹원 입구의 가게에서 본 빈약한 죽통밥이 아니라 납득할만한 크기의 밥이었다. 밥은 찰기가 있고 맛있었는데 은근 양이 많아서 다 먹는데 꽤 힘들었다. 결국 아빠한테 드렸다.


떡갈비와 샐러드, 된장찌개가 나왔다. 떡갈비와 같이 곁들여 먹으라고 샐러드를 내주었는데, 상큼하고 맛있었다.


이로써 대통밥 정찬은 완전체가 됐다. 버섯을 유자 드레싱에 묻힌 샐러드도 맛있었다. 음. 맛집 포스팅 찾아보고 간 거긴 한데, 사실 상 세팅이 가성비가 좋아 보여서 선택한 가게이기도 했다. 맛은 의외로 기대 이상이었지만.


떡갈비. 엄마도 아빠도 나도 맛있게 먹었다. 경주의 모 쌈밥집처럼 기분 상하는 사이즈도 아니고, 양이 꽤 괜찮았다. 철판 접시 위에 올려져 나왔는데 육즙도 풍부해서 맛있었다. 핸드메이드의 맛이 났다.


된장찌개. 시래기인지 단 배추인지 이파리가 들어간 된장찌개다. 10월 14일에 먹었던 거라 기억이 잘 안 난다. 아무튼 구수하니 다른 음식들과 깔끔하게 어울려서 맛있었다. 된장국은 각각의 그릇에 덜어서 먹을 수 있도록 작은 국그릇과 함께 나왔다.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다 같이 배부르고 기분 좋게 먹고 45,000원이라는 가격도 만족스러웠다. 가격은 죽녹원 입구 가게도 같았는데, 그 집에서 먹었으면 아마 만족스러운 기분은 아니었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기 전 화장실에 들렀는데, 이런 게 붙어 있었다.


맛있고 친절하다는 말이 두 페이지가 넘게 적혀 있다. 화장실에는 가글이 비치가 되어 있어서 그것도 손님들한테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음식도 맛있고 가격 대비 테이블 세팅과 가게 분위기도 좋다. 관광객인 우리는 물론 손님 대접에도 좋을 것 같은 곳이었다. 다만...

식사를 마치고 대통을 챙기는 아빠가 카운터의 주인에게 비닐봉지를 좀 달라고 했다. 차라리 비닐봉지가 유료라고 돈을 달라고 했으면 순순히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여주인은,

봉투가 아~주 비쌌어도 달라고 했을 거예요?

그가 주인인지 그저 점원인지는 모르겠다. 나이 든 아주머니와 할머니의 중간적인 연령대의 여자였다. 줄곧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던 것을 보면 주인일 것 같다. 그녀의 빈정거림 때문에 가게의 맛있었던 음식도, 친절했던 직원들도 다 사라졌다. 별 다섯 개짜리의 만족감은 짜게 식어 버렸다. 편의점에만 가도 봉투를 유료로 파는 세상에, 1인당 15,000원의 식사를 하는 사람이 봉투값이 없어서 공짜로 달라고 하지 않는다. 비닐봉지는 유료입니다.라고 말했으면 그러려니 했을 것인데 봉투를 내어주면서 저런 식으로 비아냥거린 것이다. 그래서 이 가게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 식사는 만족스러웠고 정말 맛있었지만, 다시 담양에 가더라도 이 가게, 옥빈관에 가지는 않을 것 같다.


2017년. 12월 14일 추가.
원문을 올린 네이버 블로그에 관계자분이 덧글을 달았고, 고칠 수 있게 말해줘서 고맙다며 늘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마음이 풀렸고 음식은 맘에 들었기 때문에 다음에 담양에 가면 또 들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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