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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죽녹원 여행 : 그곳에 대나무숲이 있었다.

본래라면 나는 이날 부산행 버스에 타고 있어야 했다. 아침에 일어나 부산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데, 엄마가 하루만 더 놀다 가라고 하셨다. 대나무숲에 가자고 하셨다. 웬 뜬금없는 대나무숲 타령인지 모르겠지만, 집에 오는 건 오랜만이기도 하고 자주 오지도 않기 때문에 표 시간을 내일로 바꿨다. 그다음 주에 일이 많아서 토요일에 가서 일요일엔 준비를 해야 하지만 엄마가 그리 말씀하시니 어쩔 수 없다. 민민에게는 다음날 간다고 연락을 했다. 그렇게 정말 뜬금없이 시작된 담양 여행.

담양은 집에서 차로 두 시간가량 걸리는 거리다. 내가 있는 곳은 충청남도. 담양은 전라남도다. 도 하나를 건너뛰어야 하는 거리로, 이렇게 아침에 갑자가 가자! 고 해서 가지는 곳은 아니다. 물론, 우리 집은 가자고 하면 그날 어디든 가는 집이라서(서울이든, 대전이든) 그러려니 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달려 고창까지 왔다. 여기에 어쩐지 와본 것도 같고 처음 온 것 같기도 하다. 고창의 고인돌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그리고 델리 만주를 사서 다시 차에 탔다. 엄마가 화장실에 가시면서 대낮이지만 휴게소 납치가 흔하니 조심하라고 하시며 차에서 멀리 떨어지지 말라고 하셨다. 차 안에 앉아서 델리 만주를 먹으며 '고속도로 납치' 키워드로 검색을 해서 뉴스를 읽고 있는데 엄마가 돌아오셨다. 차는 다시 출발했고, 곧 담양에 다다랐다.


담양에는 전남대학교가 있었다. 죽녹원 입구 근처에 전남대가 있었는데, 관광을 온 사람들이 전남대 안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것 같았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고 이미 차가 넘치고 넘쳐서 주차장 안에 들어갈 수도 없게 생겨서 우리는 좀 멀리 떨어져서 길가에 주차를 했다.


느지막이 일어나서 점심도 먹고 노닥거리다가 오후 두시나 되어서 출발했기 때문에 담양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네시쯤이었다. 햇빛이 찢어질 듯 쨍쨍했다. 준비성 좋은 부모님은 선글라스를 끼고 여유롭게 다니셨지만, 나는 매우 눈부셔서 제대로 걷는 것도 힘들었다. 성격 급한 엄마가 저 멀리 죽녹원 입구를 향해 걷는 동안, 나는 길 건너의 아이스크림 가게를 발견했다.


가게에서는 온갖 색상의 아이스크림과 슬러시, 추로스, 커피 등 다양한 주전부리를 팔고 있었다. 가게 이름이 '심쿵다방'이라니 너무 맛있어서 심쿵 한다는 걸까. 담양은 대나무가 유명한 곳! '죽순'처럼 아무 맛 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면서도 속는 셈 치고 대나무 잎 아이스크림이라는 것을 사 먹어 보았다.



2천 원에 꽤 기다랗고 양이 많은 연한 녹색의 댓잎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뭔가 눈앞에서 댓잎을 갈아서 쉐이크잇 쉐이크잇 하는 그런 연출은 없었다. 맛은... 음 먹다가 버렸다. 음식 버리는 것은 나쁜 일이지만 도저히 계속 먹을 수가 없는 맛이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죽녹원 입구로 가는 길은, 담벼락을 따라 대나무가 가득했다. 부산에서는 이렇게 많은 대나무는 '신집' 앞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자고로 대나무를 귀신이 좋아한다고 하던데, 귀신 무서워하는 나는 밤에 오면 꽤나 무서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댓잎 아이스크림부터 대나무가 가득한 담벼락에, 대나무로 만든 울타리. 거기에 이렇게 대나무로 만든 벤치까지 있었다. 끝을 날카롭지 않게 뭉텅하게 자른 대나무를 엮어서 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신기하다. 의자 자체로만 두고 보면 꽤 멋스럽고 멋지지만, 사람이 득실득실했으므로 썩 괜찮은 포토존이 되지는 못했다.


대나무가 잔뜩 심어진 돌담벼락 모퉁이를 돌아 계단이 나타났다. 멀리 녹색의 문과 함께 '죽녹원'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소문난 관광지답게 사람들이 아주 가득했다.



올라가는 계단 양옆으로도 대나무숲이 아주 사정없이 빽빽하게 심어져 있었다. 정말 대나무숲의 끝을 보는 거 같은 빽빽함이다.


죽녹원 입구를 통과하는 와중에도 나의 댓잎 아이스크림은 건재했다. 이 맛없는 아이스크림은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것 같았다. 맛도 없는 죽순에 낚여본 적 있으면서도 맛없을 게 뻔한 댓잎 아이스크림에 낚인 나를 원망하며 죽녹원 문을 통과한다.


올라가다 보면 문 오른 편으로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있다. 물레방아 같은 것도 있는 것 같은데, 설마 저 물레방아 구경하자고 몰려 있는 것은 아닐 것 같고.


물레방아 옆에 [운수 대통]이라며 동전을 던져 넣을 수 있는 작은 함(?) 같은 게 있었다. 사람들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거기에 동전을 던지며 골인 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분명히 밤이 되면 관계자가 와서 싹 다 퍼담아 갈 것이다. 부질없다. 자세히 보면 물레방아 양옆으로 물레를 지탱하고 있는 기둥도 대나무 모양으로 만들어져있다. 설마 저렇게 두꺼운 대나무가 있을 리가 만무하고 아마도 모형이 아닐까 싶다.



녹색 공중전화 부스같이 생긴 애매한 티켓 자동판매기에서 엄마가 머뭇거리는 동안, 매표소로 걸어간 내가 티켓을 끊었다. 1인 3천 원. 딸랑 대나무만 있는 동산치고는 얼마 전 다녀온 '생태원'과 비교했을 때 너무 가성비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자연, 힐링, 다 좋은데 이렇게 사람 많은 대나무숲에서 사람들과 비비며 복작거리는 것은 별로 취향은 아니다. 부모님은 여러 번 다녀오셨다는데, 대체 왜 이 날도 쌀쌀해지는 시점에 대나무숲에 가자고 하신 건지 모르겠다.


천년의 약속 메시지 보내기 우체통이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녹색이고 하나는 갈색인데 둘 다 같은 용도인 것 같다. 색깔을 왜 다르게 만든 것인지 의문이다. 대나무는 사시사철 녹색인데 왜 갈색 우체통이 있는가! 일반 우편물은 배송이 불가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이것은 아마 간절곶의 그 우체통과 비슷한 용도인 것 같다.


조금 걸어가니 카페가 있는 2층 건물이 나왔다. 보시다시피 햇살은 따뜻했지만 바람이 불어서 많이 추웠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오르막은 아니었기 때문에 걸을만했고, 엄마를 뒤따라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카페가 있는 건물로 들어가 반대쪽으로 가니 테라스가 나타났다. 테라스에서는 죽녹원 아래쪽과 길 건너를 볼 수 있었는데 바로 아래쪽에는 아까 오면서 봤던 빽빽한 대나무숲이 가득 차 있었고, 건너편에는 높다란 가로수가 세워져 있었다. 저게 그 메타세쿼이아 아닌감? 추워서 뭔가 한잔하러 들어온 거라고 생각했는데, 성격 급한 엄마는 바로 카페 건물을 나서서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가 버렸다. 아니 잠깐. 힐링하러 온 거라면서... 왜 이렇게 급하신거야...


카페 건물 맞은편에는 넓은 공터가 있었고, 햇빛 가림막과 가로등, 그리고 무대공간이 있었다. 아마도 야외에서 공연을 할 때 쓰는 공간인 것 같다. 그 뒤로도 대나무숲은 아주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이제는 뒤통수가 보이지도 않는 엄마를 뒤따르며 빽빽한 대나무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는다. 날도 추운데 대나무숲 특성상 더 춥다. 오들오들... 대나무 사진을 찍으러 온 듯한 사진가는 쉴 새 없이 지나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원하는 컷을 찍지 못하는 것 같았다.

선생님, 그럴 때를 위해 포토샵이라는 게 있답니다.
배경에서 인물을 아주 귀신같이 지워주죠. 하하하

물론 직접 말하지는 않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그 정도의 개념은 아직 남아 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되었는데, 나는 숲에 산림욕을 하러 온 것인지 등산을 하러 온 것인지 살짝 헷갈렸다.


죽녹원 올라오는 길에 길가에 있던 대나무 벤치는 어쩐지 별로인 느낌이었는데, 쭉 뻗은 대나무숲 안에 오롯이 놓여 있는 대나무 벤치는 운치가 있다. 초록으로 빽빽한 대나무숲 안에 갈색으로 색이 바랜 벤치는 오묘하게 잘 어울린다.



왜 이 대나무숲 안에 이런 곳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이남 아트센터'라는 것이 개관을 했다. 개관 홍보기간으로 무료입장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엄마가 그 안으로 들어가 버리셨기 때문에 엄마를 따라 나도 아빠도 들어갔다. 이것은 가이드도 아니고 가이드가 아닌 것도 아니다. 이렇게 다람쥐같이 날래게 돌아다니실 거라면 대체 왜 이렇게 한적하게 거닐 것 같은 장소에 오신 건지 모르겠다. 예나 지금이나 엄마는 성격이 급하다.


잘 모르겠지만, 이 분은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셨다. 그렇다. 그래서 자기 고향에, 대나무숲 안에 전시장을 만든 것일까.


아무것도 없는 흰 캔버스인데, 캔버스 앞에 놓인 돋보기 같은 것으로 안을 들여다보면 이렇게 색색깔의 나비들이 춤을 추며 날아다니는 작품. 이 안에서 본 것 중에 가장 멋졌다.



얼마 전 관람했던 '고흐 라이브전'처럼 그림에 미디어를 접합 시킨 작품들이 있었다. 음. 퀄리티로 따지면 고흐 전보다 더 자연스러웠다. 대나무 그림에 눈을 쌓이게 만든 건 정말 대단했다. 폭포 그림에서 정말 폭포가 흘러내리게 만든 것도 멋졌다.


병풍 속에 정말 뜬금없게도 만화 캐릭터들이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오묘한 전시작이다. 나도 모르게 만져버릴 뻔했다.


뭘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 이해를 잘 못하겠다. 엄마는 어쩐지 이것을 한참을 보고 계셨다.

전시관은 반강제적으로 지하 1층으로 이동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지하 1층에는 예상했던 대로 기념품 판매하는 곳이 있었고, 얼마 전 고흐전에서도 보았던 비슷한 기념품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 외에 담양 대나무숲이다 보니 어디에도 판다는 없는데, 대나무를 먹는다는 판다 인형과 판다 캐릭터 상품도 팔고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곳은 어디에도 판다가 없다. 대나무만 있음.


지하 1층에서 빠져나오니 넓은 장터 같은 곳이 나왔다. 오른쪽에는 휘황찬란하게 지어놓았지만 정작 텅 비어서 아무것도 없는 빈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유리가 어찌나 깨끗한지 거울보다 더 잘 비쳐 보였다.



이 장터 같아 보이는 곳은 죽녹원의 후문인데, 향교가 있는 큰길까지 기념품 가게들이 잔뜩 늘어서 있었다. 기념품은 가게마다 다 비슷했는데, 대나무 도마라던 가 대나무 머그컵, 대나무 잔 같은 그런 것들이었다. 대나무 잔은 좀 혹했지만, 집에 잔을 쌓아두고도 쓰지 않기 때문에 이내 포기했다.


이게 왜 입구에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운데까지 들어와서야 안내도를 발견했다. 죽림욕을 하면 편백 나무보다 피톤치드 방출량이 많아서 좋다고 한다. 그런가... 잘 모르겠다. 근데 이 끝도 없어 보이는 빽빽한 대나무숲은 어마어마하게 넓긴 한 것 같다. 이제 반도 안 왔다니....


길 따라 걷다 보니 보이는 죽로차에 대한 뜬금없는 안내판. 낙서 금지라고 노란 글씨로 적혀 있지만, 낙서는 물론이고 대나무에 칼로 파서 글씨를 새긴 흔적이 수두룩하다. 그걸 보고 누군진 모르지만 개념 없다고 욕을 한 바가지 해주었더니, 엄마가 그 사람이 우리 식구 일수도 있는데 그러지 말라고 하셨다. 흠...



대나무숲은 녹색... 녹색... 녹색... 나쁘지 않지만 좋지도 않았다. 나는 산림욕 이런 걸 싫어한다. 무엇보다 끝도 없는 대나무숲을 관광지처럼 둘러보는 것도 싫었다. 하지만 한 바퀴 다 돌 때까지는 출구는 없다.




꼭대기에 올라가니 쉬라고 정자와 흔들의자가 있었다. 정자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고, 다들 사진을 찍기 위해서 흔들의자 앞에만 줄을 서 있었다. 우리가 올라갔을 때 마침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사진을 다 찍고 떠났기 때문에 나도 앉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영화 '알포인트'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베트남전 배경인데 그걸 여기서 찍었구나. JSA를 찍은 신성리 갈대밭과 같은 거겠지.



끝도 없는 대나무숲은 멋지기는 했다. 힘들기도 했고. 대나무숲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넓고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곳을 조금은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오르막길 위에는 넓은 공터가 있었고, 판다 조형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우리나라 전통 악기를 들고 있는 판다들. 물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공원 어디에도 판다는 없다.


판다 조형물이 있는 공원 지나서는 작은 폭포와 연못, 판다 조형물이 풀숲 사이에 놓여 있는 공간이 나온다. 이 앞이 포토존인지 여러 사람들이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판다와 폭포만 찍고 왔다. 물속엔 아무것도 없었음.


길을 따라 계속 걷다가 발견한 표지판. '사랑이 변치 않는 길'이라고 되어 있다. 연인이 그 길을 함께 통과하면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는 컨셉인거 같은데, 뭐 미신이라고는 해도, 하트 모양 자물쇠 거는 곳에 자물쇠가 빽빽하게 가득 차 있는 것을 보면 여전히 먹히는 컨셉인 것이다.



오래된 나무와 젊은 나무가 공존하는 곳. 담양에는 대통밥이 유명하다. 문득 그 많은 대통밥의 대나무는 어떻게 수급을 하는 걸까 란 생각을 해 보았다. 플라스틱 모조도 아닌 진짜 대나무인데! 언젠가는 대나무가 부족하지 않을까...


그 의문을 풀어주는 사진. 이렇게 친절하게 대나무가 어떻게 자라나는지를 표시해 둔 나무가 있었다. 나는 '파죽지세'라는 사자성어를 듣고 그 뜻은 알았지만, 이게 실제로도 그런지는 몰랐다. 그런데... 진짜 대나무는 옴팡 빨리 자란다. 하루 만에도 쑥쑥 솟아난다.


단 하루 만에 저렇게 자라나는 것이다. 날에 따라 차이는 있는 것 같지만 쭉쭉 자라난다. 그리고 연꽃처럼 땅에 닿은 뿌리에서 줄기가 옆으로 뻗어나가기도 하고, 그렇게 이렇게 커다란 숲을 이루게 되는 것 같았다. 쑥쑥 자라는 대나무 옆에 굵은 대나무를 칼로 파서 이름을 새겨둔 이들이 있다. 전생에 이름 못 남기고 죽어서 한이라도 맺힌 걸까. 다들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쭉 뻗은 대나무 숲을 계속 지나간다. 빽빽하게 솟은 대나무들 사이 사잇길들이 마치 미로 같기도 하다. 겨울은 겨울대로 운치가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포토 뷰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조형물도 만들어져 있었다. 다 같이 저 앞에 서서 사진을 찍었지만, 역광이라서 얼굴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ㅋㅋㅋㅋ


아마도 여기가 꼭대기인 듯, 넓은 정자가 세워져 있다.


후문과 정문의 갈림길을 만났다. 정문으로 가기로 하고 모퉁이를 돌아 출구 쪽으로 향하는 길.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길래 내리막을 선택했는데, 오르막길 위쪽으로 2층 정자가 세워져 있다.


낮은 마루가 있는 정자를 지나니 출구에 다다랐다. 다시 오르막을 올라 들어왔던 곳으로 다시 나갈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아까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던 후문 쪽으로 향했다. 겸사 겸사 구경도 좀 하려고. 엄마는 대나무로 만든 광주리를 오랫동안 구경했지만 사지는 않았다. 나는 발을 올리고 설 수 있는 대나무 받침을 오랫동안 보고 서서 발로 밟아보기도 했다. 꽤 좋아 보였지만 사지는 않았다. 집에 놓을 데가 없을 것 같아서.


길을 따라 쭉 내려오니 문이 보였다. 외삼문. 뜬금없는 위치에 웬 문이 있는가 했는데, 뒤쪽으로 비석들이 늘어서 있었다. 주소에 적힌 길 이름이 향교리다. 혹시나 하여 뒤를 보니 향교 건물이 보였다. 비석들은 고을 수령들의 공로를 기리는 비라고 한다.



담양 향교라고 한다. 보이는 건물은 명륜당. 보기엔 저게 다 같지만, 저 뒤로도 건물이 몇 채 더 있는 것 같다. 조선시대 태조 때 건물이라고 한다.


길을 따라 내려오니 돌담과 철문으로 가려진 비석이 있었다.



삼은전선생유허비. 담양 전 씨의 선조인 세 형제의 비석인 것 같다.

이 앞에서도 대나무 관련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서 파는 상품인데 중국산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이 이후는 대통밥집 찾기의 여정이 이어졌다. 낯선 담양에서 리얼 맛집을 찾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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