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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 Fest 2017 관람 후기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 BIC Fest 2017 행사가 있었다. 9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있었고, 나는 16일 오후 네시쯤에 느긋하게 가서 하고 싶은 게임 두어개만 하고 돌아왔다. 기존에 리스트업을 보았는데 딱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임이 없었다. 사실 행사는 '전시자'들과 '관계자'들 위주로 진행이 되었고 그들끼리의 행사가 주가 되었기 때문에 관람객인 나는 전시한 게임들 중에서 하고 싶은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 말고는 별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전날 진행된 컨퍼런스가 더 의미있고 좋았다.

누군가가 국내 인디게임행사에 왜 해외 개발자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해서 국내 개발자들을 들러리 세우냐는 둥의 이야기를 했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확실히 해외 개발자들이 참가하지 않았다면 국내 개발자들만으로는 인디게임행사라는 이름을 지키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국내에는 이렇다 할 라인업이 부족했다. 지나가면서 발길을 잡아 끄는 것도 대부분 해외 개발자의 게임들이었다. 행사 담당자가 실제로 그렇게 하지도 않겠지만은, 아직까지는 국내 개발자들만의 게임으로 전시회를 끌어 나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은가 싶다.


행사 팜플릿. 뒷면에 게임을 플레이하고 스티커를 모으면 경품 추첨권을 주는 곳이 있었는데, 당연히 안 모았다. 그걸 다 할 만큼 할만한 게임이 많지 않았다.


전시장 부스 크기에 비해서 조금 아쉬운 느낌이 많았던 행사.


행사장 당일은 태풍이 지나간다고 해서 날씨가 매우 안 좋았다. 오후 네시가 넘어서 입장을 했다. 그나마도 갈까 말까 하다가 직접 한번 둘러보고 싶어서 갔다.


내가 1414번째 손님이었다. 오후 여섯시 마감인 행사에 네시에 이 정도 숫자면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온 것 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입장료를 받는 유료화로 변경이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산배의 VR게임. LOST CAVE. 로스트 케이브라는 게임이다. 개인적으로 이 전작인 '딤 라이트' 때부터 이 개발사의 게임을 좋아했고, 로스트케이브는 작년 BIC에서도 플레이 했었는데, 올해는 더 좋아져 있었다. 15일날 들렀다가 미리 플레이를 해 보았는데 정말 멋졌다. 이 게임 때문에 바이브를 구입할까 고민되기도 했다.


LIGHT FALL. 조작이 어렵지만 그래픽이나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던 게임. 켄웡이 말했던 '아름다운 게임'이 이런게 아닐까 싶다. 전날 컨퍼런스 때 들러서 플레이 해 보고 싶었는데, 사람이 많아서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16일 토요일에 와서 플레이 해 보았다. 게임은 매우 어려웠지만 사운드와 보이스, 스토리, 그래픽 모두 맘에 들었다. 3월에 출시할거라고 했던 것 같다.


RPG게임인줄 알고 지나쳤다가 리듬 게임이라서 다시 되돌아 왔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고 이미 스토어에 출시한 게임이길래 팜플렛만 들고 돌아왔다.
 

그리고 집에 와서 바로 다운로드를 받았다. 게임의 방식이 원형 서클이 움직이면서 노트를 받아주는 타입이라 폰보다는 패드가 플레이에 원활할 것 같아서 구입하고 다운로드! NOXY SAMES의 LANOTA라는 게임이다. 다른 리듬게임들이 리듬게임에 스토리를 끼얹었다면, 이 게임은 스토리텔링 게임에 그 진행 방식으로 리듬게임을 넣은 느낌이었다. 게임 그래픽도 예쁘고 게임 컨셉도 독특하고 리듬게임이라는 장르에 전에 없던 플레이 방식을 집어 넣은 것도 멋졌다. 실제로 플레이 해 보니까 더 멋진 게임이더라.


한국 개발자가 만든 게임, 삼사라. 이미지만 보기엔 그냥 평범한 쓰리매치퍼즐같이 생겼다. 그래서 나도 그냥 보고 지나쳤는데, 지인이 이 게임이 방식이 독특하다고 해보라고 해서 다시 가서 해 보았다. 기존의 쓰리매치 퍼즐처럼 같은 색깔(같은 숫자)이 세 개 나란히 있으면 터져서 없어지는 것은 똑같다. 다만, 스와이프를 해서 위치를 바꾸는 방식이 아니라, 숫자를 터치해서 0을 1로, 1을 2로, 2를 3으로, 다시 3을 0으로 바꾸는 방식이며, 같은 숫자가 연계되어 있으면 하나만 터치해도 같이 숫자가 올라간다. 독특한 방식이고 꽤 머리를 쓰게 하는 방식. 지금까지 없던 퍼즐게임이다. 게임이 잘되면 표절게임이 나타날 수도 있을텐데 방책이 있는지 물어보니까 특허신청을 해 놓았다고 한다.



외국 개발자의 게임인 OBSCURA. 장르가 무엇이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게임. 흐늘흐늘한 나뭇가지에 매달려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빙글빙글 돌며 주변 아이템을 흡수하는 그런 게임인데, 카메라를 인식해서 게임 배경 뒤쪽으로 카메라로 비춘 화면을 띄워준다. 스와이프해서 캐릭터를 이동시킬 수 있는 독특한 게임.



게임을 플레이 하려고 하니까 플레이 방법을 알려주면서 "졸라 EASY~"라고 말해서 일행들과 함께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 게임을 플레이 해 보고 재미있다고 하니까 "재미없어요~"라고 말해서 또 빵 터졌다. 한국말 엄청 잘하신다. 비속어는 대체 어디서 배우신건가... 부스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저렇게 포즈를 취해 주셨다. 아주 유쾌한 개발자 분이었다. 우리가 만약 해외 전시회에 나가서 저런다면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줄런지. 여러모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일단 우리 일행은 즐거워했다.
  

팀 시그널의 전작 'OPUS'를 흥미롭게 플레이를 했는데 후속작이 나왔다. 일본 버전으로만 게임을 했다보니 난 에머스의 이름이 에무인줄 알고 있었는데, 에머스라는걸 이 날 처음 알았다. 전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영어가 딸려서 대화를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후속작인 OPUS:Rocket of Whispers도 집에 오자마자 다운로드 받았다. 에머스는 볼 수 없지만.

몇 개의 게임을 해보지 않은 아주 짧은 관람이었지만,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봤고 충분히 느꼈다고 생각한다. 재밌었다. 컨퍼런스는 정말 의미있었다. 이제 우리도 우리만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게임을 만드는데 힘을 다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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