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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색카페> 천하일미 살인미소 : 고래커피 - 예술가의 카페

쌍팔년도 감성을 입힌 오묘한 분위기에, 커피 맛이 끝내준다는 카페가 있다고 하여 가 보았다. 커피맛을 아는 자, 이 가게를 모르면 안되지! 라고 하여.

사실 나는 커피맛은 잘 모른다. 하지만 엔제리너스가 커피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닌 것은 안다. 그래도 나름 드립커피도 즐기고 나라별 원두의 맛도 즐기는 반 커피매니아 정도는 된다.


도착한 곳은 고래 커피. 맞은 편에 주차장이 있고 한시간 무료주차를 지원해주지만 나는 차가 없다. 고로 주차장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차를 가지고 올 그대들을 위해 주차장 정보를 기입하는 센스.

커피맛을 음미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은 가능하지만, 책이랑 노트북 싸들고 가서 공부하는 것은 안 된다. 애완동물을 데리고 들어가는 것도 안 된다. 그렇다. 음식 먹는 곳에 동물 털 날리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기는 다행히 그럴 걱정은 없다. 추가로 노키즈존이다. 노키즈존이라는 것은 커피 다 마시고 나와서 이 정면 사진을 찍을 때 알았는데, 가게 안 인테리어를 보면 저절로 이해는 간다.


부산카페쇼 공식원두로 지정이 되었을 정도로 커피와 원두에 자신있어 보이는 고래커피. 뭔가 통일되지 않으면서도 통일된 오묘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다.


쌍팔년도 시절의 감성이 묻어나는 노려서 만든 간판이 눈에 띈다. 폰트나 디자인, 용지의 바램까지 디테일하게 노리고 만들어졌다.


정면 간판은 쌍팔년도 감성이지만, 돌출간판은 다행히 심플하고 모던하다. 위치가 골목 안쪽에 있다보니 멀리서 보고도 한눈에 찾을 수 있도록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의 간판을 사용한 걸 보면, 확실히 주인장이 미술적 감각이 있다. 외부 벽면에도 작은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가게 내부의 인테리어는 미술 작업실같은 느낌을 물씬 풍긴다. 락카에 물감, 색연필에 파스텔, 팔레트. 온갖 미술도구들이 즐비해 있는데, 인테리어 용도라기 보다는 정말로 작업하는 도구를 보관해 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카페는 복층으로 되어 있는데, 카페 내부가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다. 커피맛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자리가 없어서 들어오지 못하면 안 되기 때문에 오랜시간 자리잡고 앉아 있는 '스터디족'을 막는 것 같다.

벽면의 그림액자도 매우 독특하다. 그저 평면적인 그림이 아니라 깨진 잔을 붙인다던가, 다양한 재료들로 입체적으로 표현이 되어 있다. 커피를 마시러 왔지만, 갤러리를 구경하는 기분도 든다.


오래된 서랍장이 있지를 않나, 뉘집 대문에서 떼어 온 것 같은 철제문도 벽에 세워져 있다. 맨 안쪽 벽면에는 외국풍의 고급스런 커피 포트나 주전자, 커피잔, 접시 등이 선반 위에 전시되어 있다.

바닥은 원목마루이고 의자도 원목의 묵직한 의자. 의자 다리에 커버를 씌워서 시끄러운 소리와 마루가 상하는 걸 방지했다. 오른쪽에 보이는 테이블의 의자는 독특하게 빨간색을 하고 있는데, 바로 옆의 전화부스와 분위기를 맞추기 위함인 것 같다.


그래 이거. 부스 자체는 또 검은색으로 되어 있는게 독특하다. 이 철제 부스는 아무래도 어느집 담벼락에서 떼어 왔거나 철거하는 가게 루프를 떼어 온 것도 같다. 낡은 전화부스 안에는 빨간색 전화기가 들어 앉아 있는데, 전화기의 LCD창에 빨간색 숫자가 들어와 있는 거 보면 작동이 하는 전화기인가 싶기도 하다.


정시가 되면 종을 울리는 괘종 벽걸이 시계와 그 아래의 오리엔탈의 엔틱한 멋을 가진 서랍장. 뭐랄까, 인테리어로 놓인 물건들이 하나같이 통일감이 없는데 묘하게 이 공간이 이질감은 없는 신기한 인테리어다.


2층에서 바라 본 1층 카페. 붓이나 나이프나 손목시계등을 이어 붙여 '시계'형태를 한 예술작품들을 많이 걸어두고 있는데, 작가님의 '시간과 시계'에 대한 생각이 남다른 것 같다.


가게 규모에 비해서 꽤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주방에서는 빵도 굽고 커피도 볶고 음료도 만든다. 사장님이 커피를 볶고 있었다.


돌아가지는 않지만 천장에 붙어 있는 팬 테두리.



종이컵에 실을 감아서 만든 장식물. 노란 얼굴의 석고상. 난간에 붙은 유화 팔레트.. 예술가의 감성이 물씬 풍겨나는 이색적인 카페다.


미술작업에 쓰이는 각종 도구들이 인테리어인 것 처럼 난간 한쪽의 선반을 차곡차곡 장식하고 있다. 인테리어 용도보다는 실사용하는 용도인 것 같아 보인다.


태건이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2층이고 저 난간에 걸린 사진 때문에 나는 순간 잘못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분명히 2층인데 2층 난간 밖 허공에 애가 서 있는 줄 알았다.

그림 옆의 가위로 만든 시계처럼, 이 카페 안에는 '시계'의 모양을 한 예술품이 꽤 많았다. 나중에 다시 방문하게 되면 사장님에게 '시계'에 담긴 의미를 물어보고 싶다.


바닐라라떼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아메리카노는 원두 세가지 중에서 고를 수가 있었다. 아무생각없이 다크라고 말했는데, 원두를 고르는 건지 로스팅을 고르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나중에 다시 가면 자세히 봐야겠다.


예쁜 라떼 아트를 가진 바닐라라떼는 무조건 달달하다기 보다는 고소한 커피의 풍미와 살짝 쌉싸름한 향, 한모금 마시면 혀 끝에 살짝 남는 달콤함이 인상깊은 커피였다. 바닐라라떼가 다 똑같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정말 달랐다. 커피가 맛있더라. 커피맛으로 유명할만 했다. 다음에는 가서 다른 메뉴와 함께 케이크도 맛을 봐야겠다. 근데 연산동까지 또 언제 가게 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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