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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토닥토닥 민원봉사실' in 부산메트로홀(광안역 내) 관람 후기

오늘 보고 온 연극은 <토닥토닥 민원봉사실>이라는 어쩐지 귀여운 이름의 연극이다. 광안 지하철 역사 안에 위치한 부산메트로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수영에서 광안역은 한 정거장 거리이다 보니 집에서 걸어가면 25분 정도가 소요된다. 지하철 역사 안에 있으므로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광안역까지 걸어와서 지하철 출구가 보이자마자 안으로 들어와 걷다 보니 천정에 걸린 표지판이 보인다. AN 안 아트홀 레드 광안이라고 적혀있다. 정확한 이름을 잘 모르겠다. 티켓에는 부산메트로홀이라고 적혀 있으니 저게 본래 이름이겠지.


광안역 5,6번 출구가 있는 끝까지 쭉 걸어오면 막다른 곳에 위치한 부산메트로홀이 보인다. 극장 왼쪽으로는 벤치와 클래식한 공중전화 부스. 인조잔디가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바로 옆에는 연극 <토닥토닥 민원봉사실>의 포스터와 함께 프러포즈 이벤트에 대한 안내가 배너에 출력되어 세워져 있다. 부산메트로홀의 예전 이름이 AN 아트홀이었나 보다.

배너 내용을 보면 토닥토닥 공연과 함께 프러포즈 이벤트를 할 수 있는 무언가의 코스를 2인 1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는 것 같은데... 프러포즈 용이라면 축제 소극장의 <나의 PS 파트너>나 조은극장의 <나의 S 다이어리>가 더 맞지 않을까. 사실 이 연극은 휴먼 코믹 연극이라서 막 그렇게 러블리한 분위기는 아니란 말이지. 주인공이 개가 되기도 하고... 그래도 연극 티켓과 꽃다발, 디 에이블 식사권과 트릭아이 미술관 입장권에 배우들과 함께 하는 감동까지 있다고 하고, 회차당 1커플만 선착순 예약을 받는다고 하니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커플들에겐 괜찮을 것도 같다.


부산메트로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지하철역과 관계가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부산을 대표하는 연극, 뮤지컬을 제작, 공연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주)플레이더부산' 을 카톡 플친을 맺으면 티켓 할인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자주 본다면 플친 등록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예매 확인하느라고 플친등록했다.


연극 <토닥토닥 민원봉사실>은 특이하게도 포스터가 배우들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로 되어 있다. 사실 광안역 지나가면서 볼 때마다 일러스트라서 연극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주인공은 경찰이고 배경은 민원봉사실인데 무대는 달동네인 오묘한 연극이다.

월요일은 공연이 없고, 화요일부터 금요일은 저녁 8시. 토요일은 오후 3시, 6시.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1시와 4시인데 공휴일인 토요일은 1시와 4시 공연이 있다. 오늘은 평일이고 그래서 8시 공연을 보게 됐다. 10월 29일까지 공연 기간이 짱짱하게 남았으니 연극을 좋아한다면 한 번 보러 가보자!


연극 <토닥토닥 민원봉사실>은 동네 주민들 삥 뜯다가 경찰청장 와이프한테 딱 걸리면서 달동네 민원실로 좌천당한 순경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삥찰(삥뜯는 경찰) 최상연 역에는 박혜신 배우님. 상연의 삼촌 같은 존재이자 지구대장 외 경찰청장 와이프, 달동네 할머니 등등 멀티 역할을 맡은 박현민 배우님. 평범한 달동네 여고생이자 성추행범에게 시달리게 되는 예고 다니는 여학생 신유정 역에는 안예슬 배우님. 관객 삥을 뜯다가 상연에게 붙잡히는 동네 양아치지만 알고 보면 마음 착한 박민석 역에는 최유석 배우님. 젠틀한 동네 바보 역할도 하고 있다.


극장 안은 공간이 꽤 넉넉하다. 스테이지도 큰 편이고 객석도 양옆과 가운데로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넓다. 객석의 의자는 자동 접이식이고 극장처럼 시트를 내려서 앉을 수 있다. 다만 같은 열의 같은 줄은 전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옆 사람이 몸을 흔들면 나도 같이 흔들리는 문제가 좀 있긴 하더라.


조은극장과 축제 소극장만 주로 가다가 처음으로 부산메트로홀을 방문했는데, 이곳은 티켓에 적혀 있는 입장 번호 순으로 입장을 해서 원하는 자리에 앉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관람 10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요는 일찍 와서 빠른 순번을 받고 먼저 입장을 해서 원하는 곳 아무 데나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적당히 30분 전쯤에 도착해서 25,26번을 받았다. 입장을 할 때 1~10번 입장할게요. 11~20번 입장할게요. 21~30번 입장할게요. 이런 식으로 입장을 하는데, 입장할 때 그 자리에 없으면 뒷번호 입장을 시작하는 것 같다. 덕분에 나는 25번인데도 운 좋게 맨 앞줄에 앉을 수 있었다.

극장의 크기가 있다 보니 맨 앞줄은 무대에서 그렇게 가깝지는 않은데, 조금 낮은 편이라서 배우들하고 눈높이가 잘 안 맞더라. 그건 좀 아쉬웠다.


연극의 제목이 <토닥토닥 민원봉사실>이라서 무대 배경이 민원실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달동네였다. 루이 암스트롱 발자국까지 보이는 커다란 달이 떠 있는 리얼 달동네였다. 꼭대기에 사는 유정이네 집에 가는데 상연이 등산 스틱까지 들고 갈 정도.


오른쪽에는 어디서 떼어 왔는지 리얼 200% 전단지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양쪽에 배우들이 입장, 퇴장하는 골목이 있다. 그리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뭐든 다 들어주는 <토닥토닥 민원봉사실>은 필요할 때 오른쪽 울타리를 밀어젖히고 나타난다. 무대가 아주 신기하다.

동네 주민들 벌금 핑계로 삥이나 뜯던 불량 순경 상연은 징계로 달동네 민원 봉사실에 뚝 떨어지고 때마침 유일무이한 봉사실 이순재 실장님은 정년퇴임을 해 버린다. 유일하게 남아 토닥토닥 민원 봉사실을 책임지게 된 상연이 달동네의 순박한 사람들을 만나 이런저런 일을 겪고 변해가는 휴먼 스토리의 연극이다. 유정의 사연도 안타깝고, 양아치인 줄 알았던 민석의 사연도 안타깝다. 금이빨 할머니와 그 바보 손자의 이야기도 안타깝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 되는 상연의 과거 이야기까지.

한편의 휴먼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감동과 웃음의 연극 <토닥토닥 민원봉사실>은 이제까지 본 연극하고는 좀 다르다. 관객 참여도가 매우 높은 편이고, 배우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알 수가 없다. 객석 한가운데에서 배우가 튀어 나오기도 하고, 관객을 체포하기도 하며, 관객들 모두가 죽은 엄마가 되기도 한다. 관객 참여도가 높고 그렇다 보니 배우들 애드립도 많으며, 선물 공세(?)도 빵빵한 그런 연극이다. 살짝 질색하게 만드는 장면들도 있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휴먼 코믹 연극 <토닥토닥 민원봉사실>을 보고 상연의 매력에 빠져보자!

달동네 배경으로 기념샷을 찍었는데 여배우 분들 얼굴이 내 얼굴 반쪽이다. 슬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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