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7은 벡스코 근처에도 안 갔다. 지스타 전시작의 대부분을 모바일이 차지하고 있기도 하고,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한 모객에는 성공했지만, 전같은 기대를 충족스켜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비단 내 생각만은 아닌지 작년까지만해도 이곳 저곳 같은 날짜에 겹치면서 경쟁하듯이 열리던 네트워크파티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인간관계의 부질없음을 느낀 터라 전시는 물론이고 네트워크 파티도 갈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받았다.
BIC가 밸브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세미나 겸 파티를 연다는 이야기였다. 지금 기획 중인 '오즈의 마법사'는 PC 플랫폼으로 출시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밸브(스팀)의 세미나는 꽤 솔깃했다. 아마 BIC만의 파티였다면 어차피 그 얼굴이 그 얼굴이기에 안 갔을 것 같기도 한데, 밸브에서 무슨 발표를 할지 궁금하기도 해서 신청서를 접수했다.
- 사실 사전에 메일을 받은 사람만 참가할 수 있다고, 초대 메일의 링크를 공유하지 말라는 글이 있어서 '그런 프라이빗한 세미나에, 나는 BIC 전시도 안했고 출품신청조차 안했는데 대체 왜 나한테 메일이...?' 라는 의문을 품었지만, 막상 현장에 가 보니까 이 세미나 초청 기준을 더 알 수 없어졌다. 밸브에서 할 말이야 반쯤은 예상을 하고 갔는데, 역시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발표였다. 사실 그 이후의 만남이 아니었다면, 이 세미나는 그저 밥을 먹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을 뻔 했다.
밸브 세미나가 열리는 더베이101. 저곳을 이런 계기로 첫 방문하게 될 줄은 몰랐다. 작업실에서 저녁시간까지 일을 하다가 버스를 타고 도착을 했는데, 세미나 장소는 생각보다 넓지는 않았다. 입구에서 아기 돌잔치에서나 볼 것 같은 풍선장식에 오그라드는 손을 감추며 안으로 들어갔다. 원형의 테이블들이 불규칙하게 놓여 있고 그 주위로 의자가 놓여 있다.
맨 앞에는 작은 무대와 함께 프로젝트 스크린과 배너가 걸려 있었다. 이곳까지 오는 길에 보이던 배너와 스크린 옆의 배너, 그리고 오글오글한 풍선 정도가 데코레이션의 전부였다. 더베이101 임대비에 아마 예산의 대부분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세미나는 예상했던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 스팀 플랫폼을 소개하고, 왜 스팀 플랫폼으로 출시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정도였다. 별 성과는 없었다고 본다. 저녁식사는 뷔페식이었는데, 음식의 양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맛은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사전에 초대받고 등록한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는 것 같았지만, 어째서인지 테이블과 의자는 부족해서 중간에 자리를 비우면 의자가 사라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는 부산에 살고 있고 BIC도 부산에서 열린다. 네트워크파티를 겸하는데 아는 사람들과 앉아 있으면 분명히 아는 사람들과만 이야기를 하다 끝나겠지. 그것도 있고 분위기 보고 밥만 먹고 나가려던 생각도 있어서 그냥 아무자리에나 앉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그러면서도 개발에 대한 생각은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서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BIC가 밸브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세미나 겸 파티를 연다는 이야기였다. 지금 기획 중인 '오즈의 마법사'는 PC 플랫폼으로 출시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밸브(스팀)의 세미나는 꽤 솔깃했다. 아마 BIC만의 파티였다면 어차피 그 얼굴이 그 얼굴이기에 안 갔을 것 같기도 한데, 밸브에서 무슨 발표를 할지 궁금하기도 해서 신청서를 접수했다.
- 사실 사전에 메일을 받은 사람만 참가할 수 있다고, 초대 메일의 링크를 공유하지 말라는 글이 있어서 '그런 프라이빗한 세미나에, 나는 BIC 전시도 안했고 출품신청조차 안했는데 대체 왜 나한테 메일이...?' 라는 의문을 품었지만, 막상 현장에 가 보니까 이 세미나 초청 기준을 더 알 수 없어졌다. 밸브에서 할 말이야 반쯤은 예상을 하고 갔는데, 역시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발표였다. 사실 그 이후의 만남이 아니었다면, 이 세미나는 그저 밥을 먹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을 뻔 했다.
밸브 세미나가 열리는 더베이101. 저곳을 이런 계기로 첫 방문하게 될 줄은 몰랐다. 작업실에서 저녁시간까지 일을 하다가 버스를 타고 도착을 했는데, 세미나 장소는 생각보다 넓지는 않았다. 입구에서 아기 돌잔치에서나 볼 것 같은 풍선장식에 오그라드는 손을 감추며 안으로 들어갔다. 원형의 테이블들이 불규칙하게 놓여 있고 그 주위로 의자가 놓여 있다.
맨 앞에는 작은 무대와 함께 프로젝트 스크린과 배너가 걸려 있었다. 이곳까지 오는 길에 보이던 배너와 스크린 옆의 배너, 그리고 오글오글한 풍선 정도가 데코레이션의 전부였다. 더베이101 임대비에 아마 예산의 대부분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세미나는 예상했던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 스팀 플랫폼을 소개하고, 왜 스팀 플랫폼으로 출시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정도였다. 별 성과는 없었다고 본다. 저녁식사는 뷔페식이었는데, 음식의 양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맛은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사전에 초대받고 등록한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는 것 같았지만, 어째서인지 테이블과 의자는 부족해서 중간에 자리를 비우면 의자가 사라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는 부산에 살고 있고 BIC도 부산에서 열린다. 네트워크파티를 겸하는데 아는 사람들과 앉아 있으면 분명히 아는 사람들과만 이야기를 하다 끝나겠지. 그것도 있고 분위기 보고 밥만 먹고 나가려던 생각도 있어서 그냥 아무자리에나 앉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그러면서도 개발에 대한 생각은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서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4:33 출신 개발자분과 블루홀 출신 개발자 두분과 함께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밸브 세미나가 파장이 날때까지도 이야기가 계속되었기에 함께 장소를 옮기게 되었다. 이 근처는 자주 오지도 않고 지리는 알지만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몰라 일행과 함께 걷게 되었는데, 우연히 인도요리와 함께 맥주를 파는 가게를 발견하고 들어가게 됐다. 메뉴판에 나마스떼 맥주가 있었는데 술을 마시지 못해서 맛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탄도리 치킨과 갈릭난, 맥주의 조합은 오묘하다. 밤 11시까지 즐거운 이야기가 이어졌다. 각자의 개발철학이나 게임업계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현재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 사람이야기 등등. 이야기를 계속 하다가 다음날 전시를 하셔야 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적당히 자리를 마쳤다. 즐거운 이야기는 했지만, 사실 이 관계가 다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관계라는 것은 쌍방이 아닌 이상 다른 한 쪽이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을 해야 이어진다. 언젠가 다시 만날 자리가 있으면 만나게 되겠지만, 그 전까지는 아마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 개발에 집중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 세미나장에서 아는 사람들과 함께 앉지 않은 것은 다시 생각해도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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