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민과 나는 저녁을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저녁이든 점심이든 아침이든 간식이든,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것은 아마 죽을 때까지 계속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이날은 정말 무얼 먹을지 결정하기 어려운 날이었는데, 결국은 킹콩에 가서 부대찌개를 먹기로 하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그리고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나는 멀찍이에서 이 가게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이오카츠>. 쉬운 듯 어려운 이름이다.
지도를 검색하다 보니 이거 체인점이었다. 위치는 저곳에 있다. 파리바게뜨 있고 엄마 없는 가격이지만 맛있는 빵을 파는 빵 가게가 있는 건물의 2층이다. 그냥 멀리서 '이오카츠'라는 간판이 보였고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가게에 대한 호기심에 방문하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저 간판을 발견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후 우리는 '그냥 부대찌개나 먹으러 갈걸...'이라고 통회의 시간을 갖게 된다. 가게는 아주 평범하다. 넓지도 않지만 특별히 테이블이 부족해 보이지는 않는다. 가게가 언제 오픈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위치에 돈까스집이 있다는 것도 알 수가 없으니 위치를 알리는 홍보를 좀 해야 할 것 같긴 하다. 저녁시간대인데 엄청 한가했다.
점심시간의 직장인들은 아무래도 자기 회사에서 먼 곳은 가지 않으려고 한다. 이동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이곳은 원래 내가 다녔던 회사가 있던 SH 밸리인데, 같은 블록에 1층에 히노아지가 있고 에이스 하이테크 건물에는 불변의 센텀 존맛탱 돈까스 가게 '소미돈까스'가 있다. 맛과 양과 가격이 여러모로 훌륭한 그 가게는 무려 혜자스러운 쿠폰 서비스까지 있다. 과연 '소미'를 능가할 수 있을까, 기대하며 들어갔다.
메뉴판. 뜬금없지만 접시 위 숟가락과 젓가락을 표시하는 로고는 꽤 잘 만든 것 같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중간에 배치하지 않음으로써 식상함을 피한 로고. 근데 밥집인 건 알겠는데 돈까스집인 건 모르겠음. 자칫 잘못하면 도넛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로고 따위를 따지려고 포스팅을 하는 것은 아니니 그만둔다.
이오카츠의 메뉴다. 베이직한 돈까스는 9천 원. 그렇다. 이 가게의 디폴트 가격은 9천 원부터 시작이다. 소미돈까스의 기본 메뉴가 7,500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일단 가격에서 선방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엄마손파이처럼 겹겹이 쌓은 돈카츠라는 것은 분명 특이하니까 맛만 있다면 괜찮다고 본다. 그나저나 이름은 이오카츠인데 왜 메뉴판은 돈까스인지 모르겠다.
벽을 보니 '얼큰돈카츠나베'가 있었다. 오. 내가 좋아하는 메뉴다. 좋아하는 메뉴라고 했지 맛있다고 안 했다. 내 기억에 돈카츠나베 중에 가장 맛있게 먹었던 곳은 문현 이마트 푸드코트였다. 어느 날 푸드코트 메뉴에서 돈카츠나베가 사라졌을 때, 나는 깊은 절망과 함께 다시는 그 푸드코트에 가지 않았다.
이것이 돈카츠나베다. 원래 이름은 얼큰돈카츠나베이지만 맛을 보니 '얼큰'은 증발한 것 같으므로 그냥 돈카츠나베라고 부르겠다. 비주얼은 그럴싸하다. 이 한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저 샐러드다. 샐러드드레싱이 정말 맛있다.
돈카츠나베의 비주얼은 꽤 맛있어 보인다. 이래서 맛집 블로그는 사진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사진은 맛있어 보이는데 안 그런 경우가 꽤 있기 때문이다. 상차림 세팅은 리얼이지만 맛은 보장을 못하지. 돈카츠나베는 정말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난감한 맛이었다. 얼큰은 증발했는지 국물은 달달하기만 했고, 이도 저도 아니었다. 25겹을 엄마 손 파이처럼 쌓았다는 돈카츠는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메뉴를 늘리기 전에 기본에 좀 더 충실했다면 어땠을까. 백주부 체인점 이후로 이렇게 음식이 달달 구리 한 집은 또 오랜만이다. 민민은 고추 돈까스를 주문했는데, 만 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부실한 한상이 나왔다. 이 한 상이 만 원이라니... 잠시 소미의 상차림을 돌아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고추돈까스라면 응당 기대할 매운맛. 그건 다 어디 가고 단맛만 남았다. 하지만 전포 카페거리의 카츠와라처럼 못 먹을 맛은 아니어서 우리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는 했다.
기본 메뉴를 먹었으면 좀 달라졌을까 싶기는 하지만 대체로 만족스럽지 않은 가게였고, 역시 센텀 돈카츠 존맛탱 최고봉은 불변의 진리 소미돈까스인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지도를 검색하다 보니 이거 체인점이었다. 위치는 저곳에 있다. 파리바게뜨 있고 엄마 없는 가격이지만 맛있는 빵을 파는 빵 가게가 있는 건물의 2층이다. 그냥 멀리서 '이오카츠'라는 간판이 보였고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가게에 대한 호기심에 방문하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저 간판을 발견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후 우리는 '그냥 부대찌개나 먹으러 갈걸...'이라고 통회의 시간을 갖게 된다. 가게는 아주 평범하다. 넓지도 않지만 특별히 테이블이 부족해 보이지는 않는다. 가게가 언제 오픈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위치에 돈까스집이 있다는 것도 알 수가 없으니 위치를 알리는 홍보를 좀 해야 할 것 같긴 하다. 저녁시간대인데 엄청 한가했다.
점심시간의 직장인들은 아무래도 자기 회사에서 먼 곳은 가지 않으려고 한다. 이동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이곳은 원래 내가 다녔던 회사가 있던 SH 밸리인데, 같은 블록에 1층에 히노아지가 있고 에이스 하이테크 건물에는 불변의 센텀 존맛탱 돈까스 가게 '소미돈까스'가 있다. 맛과 양과 가격이 여러모로 훌륭한 그 가게는 무려 혜자스러운 쿠폰 서비스까지 있다. 과연 '소미'를 능가할 수 있을까, 기대하며 들어갔다.
메뉴판. 뜬금없지만 접시 위 숟가락과 젓가락을 표시하는 로고는 꽤 잘 만든 것 같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중간에 배치하지 않음으로써 식상함을 피한 로고. 근데 밥집인 건 알겠는데 돈까스집인 건 모르겠음. 자칫 잘못하면 도넛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로고 따위를 따지려고 포스팅을 하는 것은 아니니 그만둔다.
이오카츠의 메뉴다. 베이직한 돈까스는 9천 원. 그렇다. 이 가게의 디폴트 가격은 9천 원부터 시작이다. 소미돈까스의 기본 메뉴가 7,500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일단 가격에서 선방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엄마손파이처럼 겹겹이 쌓은 돈카츠라는 것은 분명 특이하니까 맛만 있다면 괜찮다고 본다. 그나저나 이름은 이오카츠인데 왜 메뉴판은 돈까스인지 모르겠다.
벽을 보니 '얼큰돈카츠나베'가 있었다. 오. 내가 좋아하는 메뉴다. 좋아하는 메뉴라고 했지 맛있다고 안 했다. 내 기억에 돈카츠나베 중에 가장 맛있게 먹었던 곳은 문현 이마트 푸드코트였다. 어느 날 푸드코트 메뉴에서 돈카츠나베가 사라졌을 때, 나는 깊은 절망과 함께 다시는 그 푸드코트에 가지 않았다.
이것이 돈카츠나베다. 원래 이름은 얼큰돈카츠나베이지만 맛을 보니 '얼큰'은 증발한 것 같으므로 그냥 돈카츠나베라고 부르겠다. 비주얼은 그럴싸하다. 이 한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저 샐러드다. 샐러드드레싱이 정말 맛있다.
돈카츠나베의 비주얼은 꽤 맛있어 보인다. 이래서 맛집 블로그는 사진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사진은 맛있어 보이는데 안 그런 경우가 꽤 있기 때문이다. 상차림 세팅은 리얼이지만 맛은 보장을 못하지. 돈카츠나베는 정말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난감한 맛이었다. 얼큰은 증발했는지 국물은 달달하기만 했고, 이도 저도 아니었다. 25겹을 엄마 손 파이처럼 쌓았다는 돈카츠는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메뉴를 늘리기 전에 기본에 좀 더 충실했다면 어땠을까. 백주부 체인점 이후로 이렇게 음식이 달달 구리 한 집은 또 오랜만이다. 민민은 고추 돈까스를 주문했는데, 만 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부실한 한상이 나왔다. 이 한 상이 만 원이라니... 잠시 소미의 상차림을 돌아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고추돈까스라면 응당 기대할 매운맛. 그건 다 어디 가고 단맛만 남았다. 하지만 전포 카페거리의 카츠와라처럼 못 먹을 맛은 아니어서 우리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는 했다.
기본 메뉴를 먹었으면 좀 달라졌을까 싶기는 하지만 대체로 만족스럽지 않은 가게였고, 역시 센텀 돈카츠 존맛탱 최고봉은 불변의 진리 소미돈까스인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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