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고민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앞전 포스팅에도 썼다시피, 법적인 부부가 아닌 민민과 내가 같이 살고 있는데 나는 세례를 받을 수 있는지, 세례를 받는다면 그 이후에는 같이 살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관면혼배를 보아야하는 것인지...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아도 마땅한 해답이 없었고, 나와 같은 경우의 신자를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대부분의 답은 '신부님과 면담해라'였고, 그래서 나는 전날 신부님께 면담 신청을 드렸다. 그리고 오늘 만나게 됐다.
엄마(불교 신자임)는 신부님께 면담 신청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네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일인데, 왜 굳이 신부님에게 말을 하니?'라고 하셨다.
신부님과의 약속시간을 앞에 두고 조금 일찍 성당에 도착했다. 마리아님 앞에서 마리아님과 주님께 '부디 주님의 어린 양을 버리지 말아달라'라고 기도드렸다. 본당 사무실에서 앉아 기다리고 있으니, 약속시간이 되어 보좌신부님께서 오셨다. 사무실 뒤 쪽의 방에 마주 보고 앉아 면담을 시작했다.
신부님께서는 아직 내가 모르는 것이 많은 예비신자이다 보니 신자의 경우를 찾아 읽고 지레 걱정을 한 것 같다 하셨다. 나는 '혼인장애'의 경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정상적으로 세례를 받을 수 있고 성사를 할 수 있다고 하셨다. 세례 이후에 법적으로 혼인을 하게 되면 관면혼배를 보고 자녀의 종교도 가톨릭으로 하는 맹세를 하는 등의 몇 가지 약속을 더 해야겠지만 신앙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으니 걱정 말라고 하셨다. 사실 관면혼배나 자녀의 모태신앙 같은 부분은 성당을 다니기 전에 민민과 미리 이야기를 해뒀던 부분이라 걱정할 일은 없었다.
혼자서 며칠을 잠도 못 자고 고민을 했는데, 갑작스러운 면담 신청에도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신부님의 말씀에 주님께 받아들여지는 기분이어서 감격스럽기도 했다. 혼자서 고민을 하면서 신앙을 버려야 하는 걸까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들임을 알게 돼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원래 하던 고민에 신앙 고민까지 얹어져 있었는데, 이제 걱정 없이 주님께 다가가는 것만 생각하면 되어서 평안해졌다.
신앙생활을 계속해도 되고 세례도 성사도 다 받을 수 있다는 답을 얻고 나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처음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보았던 '매일 미사 12월'을 구입했다. 만약 세례도 받을 수 없고 신앙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랴 싶어서 면담 전에 구입하고 싶은 걸 꾹 참았더랬다. '매일 미사' 어플 설치를 하긴 했는데, 이걸로는 좀 부족하기도 하고 미사 중에 휴대폰을 꺼내서 어플을 볼 수는 없어서 많이 불편했었다. 12월부터는 걱정 없겠다.
이후 오후 시간에는 볼일을 좀 보고 저녁 7시 30분 미사에 참여했다. 오늘은 내일이 수능일이다 보니 수험생 안수기도 및 미사가 진행되었다. 원래 같으면 오늘 예비신자 교리 수업을 진행하지만, 이번 주는 주일에 진행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수업이 없다. 수업이 없어도 미사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습관처럼 오늘 미사에도 참여했다. 마음껏 신앙생활을 해도 된다고 신부님께 답을 들었기 때문에 더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다. 미사에 참여할 때마다 기도문과 성가가 바뀌는데 아직도 따라잡기가 힘들다. 기도문을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사의 순서를 외우고 주요 성가를 외우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주일과 수요일 미사는 꼭 참여해서 미사에 익숙해지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일이 수능이다 보니 수험생 교우들이 모두 나가 안수기도를 받았다. 그리고 다 같이 수능 잘 보라고 기도하고 파이팅도 외쳤는데, 미사 마치고 집에 가다 보니 지진 때문에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었더라. 세상에! 이런 대박사건! 조금 전까지 내일 수능 잘 보자고 다 같이 기도를 했는데...!! 사람 일이 한치 앞을 알 수가 없다. 어쩐지 내일 미사를 꼭 가보고 싶어졌지만, 안타깝게도 내일은 업계에 일이 있어서 미사에 갈 수가 없다. 금요일이라도 가야지...
미사를 마치고 집에 와서는 성가를 부르며 연습을 한다. 즐겁다. 신앙생활은 정말 즐겁다. 고민하던 문제가 해결되고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식이 되는 것이 허락된다고 하니 너무 기쁘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겠다.
앞전 포스팅에도 썼다시피, 법적인 부부가 아닌 민민과 내가 같이 살고 있는데 나는 세례를 받을 수 있는지, 세례를 받는다면 그 이후에는 같이 살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관면혼배를 보아야하는 것인지...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아도 마땅한 해답이 없었고, 나와 같은 경우의 신자를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대부분의 답은 '신부님과 면담해라'였고, 그래서 나는 전날 신부님께 면담 신청을 드렸다. 그리고 오늘 만나게 됐다.
엄마(불교 신자임)는 신부님께 면담 신청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네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일인데, 왜 굳이 신부님에게 말을 하니?'라고 하셨다.
"엄마는 부처님 앞에서 거짓말할 수 있어?"나는 앞으로 신앙생활을 계속하려면 주님을 속이려고 하고 주님께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대로 말을 하고 대답을 듣고 싶었다. 신부님께서는 답을 알려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신부님과의 약속시간을 앞에 두고 조금 일찍 성당에 도착했다. 마리아님 앞에서 마리아님과 주님께 '부디 주님의 어린 양을 버리지 말아달라'라고 기도드렸다. 본당 사무실에서 앉아 기다리고 있으니, 약속시간이 되어 보좌신부님께서 오셨다. 사무실 뒤 쪽의 방에 마주 보고 앉아 면담을 시작했다.
신부님께서는 아직 내가 모르는 것이 많은 예비신자이다 보니 신자의 경우를 찾아 읽고 지레 걱정을 한 것 같다 하셨다. 나는 '혼인장애'의 경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정상적으로 세례를 받을 수 있고 성사를 할 수 있다고 하셨다. 세례 이후에 법적으로 혼인을 하게 되면 관면혼배를 보고 자녀의 종교도 가톨릭으로 하는 맹세를 하는 등의 몇 가지 약속을 더 해야겠지만 신앙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으니 걱정 말라고 하셨다. 사실 관면혼배나 자녀의 모태신앙 같은 부분은 성당을 다니기 전에 민민과 미리 이야기를 해뒀던 부분이라 걱정할 일은 없었다.
혼자서 며칠을 잠도 못 자고 고민을 했는데, 갑작스러운 면담 신청에도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신부님의 말씀에 주님께 받아들여지는 기분이어서 감격스럽기도 했다. 혼자서 고민을 하면서 신앙을 버려야 하는 걸까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들임을 알게 돼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원래 하던 고민에 신앙 고민까지 얹어져 있었는데, 이제 걱정 없이 주님께 다가가는 것만 생각하면 되어서 평안해졌다.
신앙생활을 계속해도 되고 세례도 성사도 다 받을 수 있다는 답을 얻고 나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처음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보았던 '매일 미사 12월'을 구입했다. 만약 세례도 받을 수 없고 신앙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랴 싶어서 면담 전에 구입하고 싶은 걸 꾹 참았더랬다. '매일 미사' 어플 설치를 하긴 했는데, 이걸로는 좀 부족하기도 하고 미사 중에 휴대폰을 꺼내서 어플을 볼 수는 없어서 많이 불편했었다. 12월부터는 걱정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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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실리카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
이후 오후 시간에는 볼일을 좀 보고 저녁 7시 30분 미사에 참여했다. 오늘은 내일이 수능일이다 보니 수험생 안수기도 및 미사가 진행되었다. 원래 같으면 오늘 예비신자 교리 수업을 진행하지만, 이번 주는 주일에 진행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수업이 없다. 수업이 없어도 미사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습관처럼 오늘 미사에도 참여했다. 마음껏 신앙생활을 해도 된다고 신부님께 답을 들었기 때문에 더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다. 미사에 참여할 때마다 기도문과 성가가 바뀌는데 아직도 따라잡기가 힘들다. 기도문을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사의 순서를 외우고 주요 성가를 외우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주일과 수요일 미사는 꼭 참여해서 미사에 익숙해지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일이 수능이다 보니 수험생 교우들이 모두 나가 안수기도를 받았다. 그리고 다 같이 수능 잘 보라고 기도하고 파이팅도 외쳤는데, 미사 마치고 집에 가다 보니 지진 때문에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었더라. 세상에! 이런 대박사건! 조금 전까지 내일 수능 잘 보자고 다 같이 기도를 했는데...!! 사람 일이 한치 앞을 알 수가 없다. 어쩐지 내일 미사를 꼭 가보고 싶어졌지만, 안타깝게도 내일은 업계에 일이 있어서 미사에 갈 수가 없다. 금요일이라도 가야지...
미사를 마치고 집에 와서는 성가를 부르며 연습을 한다. 즐겁다. 신앙생활은 정말 즐겁다. 고민하던 문제가 해결되고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식이 되는 것이 허락된다고 하니 너무 기쁘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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