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네 번째 교리 수업이자, 두 번째 주일 미사 참석을 했다. 원래 같으면 이번 주 수요일인 15일 저녁에 예비신자 교리를 받아야 하는데, 한 달에 한 번 있는 신부님과의 만남의 날이라고 해서 주일에 가게 됐다. 주일 9시 30분에 시작하는 수업이었는데, 어차피 수업이 없었다고 해도 아침 9시 오전 미사에 갈 생각이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새벽 다섯 시쯤에 목욕을 하고 아침밥을 먹고 매일 미사를 보며 오늘 독서랑 복음을 보고 아침 시간을 보냈다. 아침 기도도 드렸다.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를 어느 타이밍에 하는 건지 잘 몰라서 아침이면 하고 저녁이다 싶으면 하고 있다. 아무튼 기도를 드리고 준비를 해서 성당으로 향했다.
집 근처에도 교회는 수두룩하지만 성당은 이곳 하나다. 어쩐지 매번 갈 때마다 같은 방향, 같은 각도에서 사진을 찍게 된다. 다행히 외벽의 시계 덕분에 같은 사진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9시 오전 미사 때문인지 주차장에도 차가 빽빽했다.
오늘은 지하 1층 강당에서 주임신부님과의 수업이 있었다. 신부님은 시작 기도를 드리고, 신도들이 미리 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 주셨다. 나는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를 드리는 정확한 시간이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해서 신부님께 여쭤보고 싶었다. 사실 준비한 질문은 더 많았다. 이날 신부님께 질문드릴 기회가 있다길래 열 가지 정도의 질문을 준비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사전에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져오셔서 말씀해주시더라. 아. 나의 궁금증은 나중에 보좌신부님께 틈틈이 물어볼 수밖에 없겠다.
이번엔 봉사자님이 수업 전에 미리 도장을 찍어 주셨다. 나는 묵주기도를 드리면서 성모송을 다 외웠기 때문에 기도문의 성모송에도 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이거 은근 게임의 도전과제 같은 느낌이다.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하면 안 되겠지만. 좀 불경할 수도 있겠다.
질문드리고 싶은 게 많았는데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신부님이 전해 주신 말씀은 따뜻하고 좋았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유. 우리를 한없이 사랑하시고 한없이 용서하실 수 있는 이유. 이야기를 듣던 중에 죄를 지어도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면 언제나 용서를 해 주신다면, 죄를 짓고 회개만 하면 그만인가라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죄를 짓고 나면 흰 손수건의 검은 잉크 자국처럼, 빨아도 지워지지 않고 그 자국이 남는다고 하셨다. 양심은 동그란 원안에 꽉 끼어 있는 삼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어서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는 거라고 하셨다. 죄를 씻어도 자국은 남고 죄를 반복하여 지으면 양심의 모서리가 닳아서 가책을 느끼지 않게 된다고, 진정한 신앙생활은 그 모서리를 더욱 날카롭게 유지하여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함이라고. 기억나는 대로 적는 것이다 보니 너무 내가 듣고 싶은 대로만 들은 게 아닐까도 싶지만, 유익한 시간이었다.
아직 성경을 전부 다 읽지 않아서 묵주기도하면서 묵상할 때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신앙생활을 해 가면서 전보다는 내가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중 미사는 처음이었는데, 평일 저녁 미사와 주일 오전 미사와 교중 미사는 다 달랐다. 기본 틀은 비슷하지만 정말 참여할 때마다 분위기나 방법이 다 달라서 당황했다. 교중 미사 때는 헌금 행렬을 할 때, 앞줄에서부터 차례대로 하더라. 평일 저녁 미사랑 주일 오전 미사는 그렇게 하지 않아서 많이 당황했다. 기도문보다는 노래로 대체하는 부분도 많았고. 무엇보다 교중 미사는 끝나니까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가 있어서 조금 지치기도 했다. 즐거웠지만 지쳤다.
그리고 서운한 것 한 가지. 지금 교회는 [본당 발전과 부채 상환을 위한 묵주기도 250만 단 봉헌 운동]을 하고 있다. 그게 뭔지 잘 몰랐었는데 오늘 교중 미사 할 때 주임 신부님이 설명을 해 주셔서 나도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봉헌 용지를 보니까 세례명과 지역구를 적는 것이 적혀 있었다. 뭔가 하고 그 앞에 서 계시는 관계자분한테 여쭤보았다.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았는데, 묵주기도 봉헌을 해도 되나요?라고. 그러자 이건 방법이 따로 있으니 나중에 세례를 받고 하라고 말씀하셨다. 아. 세례명을 적는 것이 있는 이유가 그런 거였나 보다. 나는 묵주기도를 열심히 해도 봉헌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좀 서운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생각난 것. 그렇다. 헌미 헌금 봉헌의 달이라서 식사에서 조금씩 모으고 있었다. 1일 1 식을 하는 사람이 식사비를 쪼개서 모금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래도 봉투에 모으는 게 번거로워서 작은 저금통을 하나 사서 모아다가 봉투에 넣어 전달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 성당에서 돌아와 봉투를 보니까 세례명과 성명을 적고 구역반을 적는 곳이 있더라. 묵주기도도 봉헌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이것도 세례를 받기 전엔 할 수 없는가 보다. 어려운 일이다. 주일 미사의 헌금을 소득공제를 신청하는 것도 세례명을 적는 곳이 있는 것을 보면, 예비신자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헌금은 내야 하니 뭔가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묵주기도와 헌미 헌금을 봉헌할 수 없다고 해서 서운하지만 그렇다고 신앙생활을 그만 둘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세례 받기 전까지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조금 서운하기는 하다. 이 서운한 마음은 오후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서 묵주 기도를 하며 달래야겠다.
새벽 다섯 시쯤에 목욕을 하고 아침밥을 먹고 매일 미사를 보며 오늘 독서랑 복음을 보고 아침 시간을 보냈다. 아침 기도도 드렸다.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를 어느 타이밍에 하는 건지 잘 몰라서 아침이면 하고 저녁이다 싶으면 하고 있다. 아무튼 기도를 드리고 준비를 해서 성당으로 향했다.
집 근처에도 교회는 수두룩하지만 성당은 이곳 하나다. 어쩐지 매번 갈 때마다 같은 방향, 같은 각도에서 사진을 찍게 된다. 다행히 외벽의 시계 덕분에 같은 사진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9시 오전 미사 때문인지 주차장에도 차가 빽빽했다.
오늘은 지하 1층 강당에서 주임신부님과의 수업이 있었다. 신부님은 시작 기도를 드리고, 신도들이 미리 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 주셨다. 나는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를 드리는 정확한 시간이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해서 신부님께 여쭤보고 싶었다. 사실 준비한 질문은 더 많았다. 이날 신부님께 질문드릴 기회가 있다길래 열 가지 정도의 질문을 준비했었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사전에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져오셔서 말씀해주시더라. 아. 나의 궁금증은 나중에 보좌신부님께 틈틈이 물어볼 수밖에 없겠다.
이번엔 봉사자님이 수업 전에 미리 도장을 찍어 주셨다. 나는 묵주기도를 드리면서 성모송을 다 외웠기 때문에 기도문의 성모송에도 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이거 은근 게임의 도전과제 같은 느낌이다.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하면 안 되겠지만. 좀 불경할 수도 있겠다.
질문드리고 싶은 게 많았는데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신부님이 전해 주신 말씀은 따뜻하고 좋았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유. 우리를 한없이 사랑하시고 한없이 용서하실 수 있는 이유. 이야기를 듣던 중에 죄를 지어도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면 언제나 용서를 해 주신다면, 죄를 짓고 회개만 하면 그만인가라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죄를 짓고 나면 흰 손수건의 검은 잉크 자국처럼, 빨아도 지워지지 않고 그 자국이 남는다고 하셨다. 양심은 동그란 원안에 꽉 끼어 있는 삼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어서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는 거라고 하셨다. 죄를 씻어도 자국은 남고 죄를 반복하여 지으면 양심의 모서리가 닳아서 가책을 느끼지 않게 된다고, 진정한 신앙생활은 그 모서리를 더욱 날카롭게 유지하여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함이라고. 기억나는 대로 적는 것이다 보니 너무 내가 듣고 싶은 대로만 들은 게 아닐까도 싶지만, 유익한 시간이었다.
아직 성경을 전부 다 읽지 않아서 묵주기도하면서 묵상할 때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신앙생활을 해 가면서 전보다는 내가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중 미사는 처음이었는데, 평일 저녁 미사와 주일 오전 미사와 교중 미사는 다 달랐다. 기본 틀은 비슷하지만 정말 참여할 때마다 분위기나 방법이 다 달라서 당황했다. 교중 미사 때는 헌금 행렬을 할 때, 앞줄에서부터 차례대로 하더라. 평일 저녁 미사랑 주일 오전 미사는 그렇게 하지 않아서 많이 당황했다. 기도문보다는 노래로 대체하는 부분도 많았고. 무엇보다 교중 미사는 끝나니까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가 있어서 조금 지치기도 했다. 즐거웠지만 지쳤다.
그리고 서운한 것 한 가지. 지금 교회는 [본당 발전과 부채 상환을 위한 묵주기도 250만 단 봉헌 운동]을 하고 있다. 그게 뭔지 잘 몰랐었는데 오늘 교중 미사 할 때 주임 신부님이 설명을 해 주셔서 나도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봉헌 용지를 보니까 세례명과 지역구를 적는 것이 적혀 있었다. 뭔가 하고 그 앞에 서 계시는 관계자분한테 여쭤보았다.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았는데, 묵주기도 봉헌을 해도 되나요?라고. 그러자 이건 방법이 따로 있으니 나중에 세례를 받고 하라고 말씀하셨다. 아. 세례명을 적는 것이 있는 이유가 그런 거였나 보다. 나는 묵주기도를 열심히 해도 봉헌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좀 서운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생각난 것. 그렇다. 헌미 헌금 봉헌의 달이라서 식사에서 조금씩 모으고 있었다. 1일 1 식을 하는 사람이 식사비를 쪼개서 모금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래도 봉투에 모으는 게 번거로워서 작은 저금통을 하나 사서 모아다가 봉투에 넣어 전달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 성당에서 돌아와 봉투를 보니까 세례명과 성명을 적고 구역반을 적는 곳이 있더라. 묵주기도도 봉헌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이것도 세례를 받기 전엔 할 수 없는가 보다. 어려운 일이다. 주일 미사의 헌금을 소득공제를 신청하는 것도 세례명을 적는 곳이 있는 것을 보면, 예비신자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헌금은 내야 하니 뭔가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묵주기도와 헌미 헌금을 봉헌할 수 없다고 해서 서운하지만 그렇다고 신앙생활을 그만 둘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세례 받기 전까지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조금 서운하기는 하다. 이 서운한 마음은 오후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서 묵주 기도를 하며 달래야겠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