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이다. 밤에 일하고 새벽 늦게 잠들어서 정오까지는 자는 생활 습관 상 낮에는 거의 자고 있다. 별다른 외부 일정이 없는 한은 집중이 잘 되는 밤에 일을 하고 있다. 토요일 밤늦게까지 일을 하다 보니 어느덧 새벽 네 시 반이 되어 버렸다. 11시 교중 미사를 위해서 잠들어도 좋지만, 제때 일어날 자신이 1도 없었다. 그래서 조금 더 일하고 '새벽 미사'를 가볼까? 하고 생각하게 됐다.
주일 새벽 미사는 아침 6시 30분이다. 새벽이라고 하기엔 그렇게 이른 시간은 아니다. 10분여를 남겨두고 성당에 도착했다. 입구의 마리아님께 인사를 드리고, 2층으로 올라가 성전 앞의 주보를 챙기고 성수를 찍어 기도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평신도의 날'로써 오늘부터 내년 평신도의 날까지 '한국 평신도 희년'을 선포한다고 하셨다. 주일엔 미사가 네 번이 있으니까 네 번 다 선포를 하시는 건가?
지난 9시 오전 미사 때는 보좌신부님이 미사를 드렸는데, 이번 새벽 미사에는 주임 신부님이 미사를 드렸다. 뭔가 일정한 규칙이 있는 걸까? 주임 신부님이 감기에 걸리셨는지 목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았다. 마침 예식 전에 공지사항을 전하면서 본인이 목이 상태가 좋지 않아서 미사 중 '분심'을 일으킨 것 같아 죄송하다고 하셨다. 실제로 나는 신부님이 뜬금없는 타이밍에 말이 끊기실 때마다 계속 눈치를 살피기는 했다.
이번 주일의 주보. 연중 제33주일이다. 오늘은 평신도 주일이자,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이다. 교중 미사 때는 화답송을 연습하고 노래로 부르는데, 새벽 미사 때는 그냥 읽기만 했다. 새벽 미사나 오전 미사, 주 중 미사는 성가가 기도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아서 성가 연습을 하려면 되도록 교중 미사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평신도의 날이고, 오늘부터 일 년간 평신도 희년을 선포하였기 때문에 앞으로는 미사가 끝나고 '평신도 사도직을 위한 기도'를 바친다고 했다. 주보만 챙겨오고 기도문을 챙기지 않아서 기도드리는 동안 멍을 때리고 있었다.
이렇게 조그마한 인쇄물에 '평신도 사도직을 위한 기도'가 인쇄되어 있었다. 이제 미사 갈 때는 이것도 꼭 챙겨야겠다.
잘은 모르지만, 평신도 희년을 맞이해서 '전대사'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고해성사를 하고 성체를 모시고, 추가로 몇 가지 미션을 완수하면 죄 사함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아직 세례도 받지 않은 햇병아리는 무슨 소리인지 반도 이해하지 못했다. 아. 그래. 그래도 한 가지는 기억난다. 본래 고해성사를 하더라도 죄를 지은 자국이 남아서 깨끗하게 지워지지는 않는다고 했는데, 이 미션들을 다 하면 죄 사함의 축복을 받아서 그 자국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다고 했다. 아직 믿음이 부족한 예비신자이기도 하고, 평소 신념도 죄를 짓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죄를 지어 놓고서 용서를 바라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종교개혁이 일어난 계기가 되었던 '면죄부 판매'랑 묘하게 이미지가 겹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은 죄의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다면 모를까, 멀쩡히 피해자가 존재하는데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 않고도 죄 사함으로 죄가 사라진다면 이 얼마나 부당한 일이란 말인가? 아무튼 어려운 문제다.
평신도 희년 살기 운동으로 쉬는 교우(냉담자) 모셔오기, 장기 결석자 또는 이탈자 모시기, 평일 미사 주 1회 이상 참례하기, 아침기도, 저녁기도 바치기가 있었다. 난 내 발로 걸어서 성당에 갔기 때문에 딱히 아는 신자도 없고 아는 냉담자도 없다. 그러니 하던 대로 평일 미사 참여나 아침기도, 저녁기도 바치기나 열심히 해야겠다.
평신도의 날이라고 해서 떡을 받았다. 받아서 집에 와서 감사 기도를 드리고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미사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이번엔 수녀님이 계셔서 여쭤봤는데, '묵주기도 봉헌'을 예비신자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오히려 예비신자인데 벌써 묵주기도를 하느냐고 기특해하셨다. 오, 저번에 그분이 잘못 알고 있었는가 보다. 아무튼 그래서 묵주기도를 봉헌하기 위해서 종이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묵주기도 봉헌 운동의 목적이 '본당 발전과 부채 상환'이라고 되어 있는데, 묵주기도 봉헌으로 어떻게 부채가 상환이 되는 걸까. 매우 궁금하지만 딱히 물어볼 곳이 없다. 그저 기도나 열심히 드려야지.
12월 3일 주일부터는 변경된 로마 미사 경본에 따라,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와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로 수정된다고 하니 잘 기억해뒀다가 실수하지 말아야겠다.
자정이 넘어 하루 일과도 마치고 잠들기 전 묵주기도를 올렸다. 아직 순서와 일부 기도를 못 외웠기 때문에 저렇게 펼쳐놓고 한다. 조급한 마음을 가진다고 빨리 되는 것도 아니니 하는 대로 해 봐야지.
주일 새벽 미사는 아침 6시 30분이다. 새벽이라고 하기엔 그렇게 이른 시간은 아니다. 10분여를 남겨두고 성당에 도착했다. 입구의 마리아님께 인사를 드리고, 2층으로 올라가 성전 앞의 주보를 챙기고 성수를 찍어 기도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평신도의 날'로써 오늘부터 내년 평신도의 날까지 '한국 평신도 희년'을 선포한다고 하셨다. 주일엔 미사가 네 번이 있으니까 네 번 다 선포를 하시는 건가?
지난 9시 오전 미사 때는 보좌신부님이 미사를 드렸는데, 이번 새벽 미사에는 주임 신부님이 미사를 드렸다. 뭔가 일정한 규칙이 있는 걸까? 주임 신부님이 감기에 걸리셨는지 목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았다. 마침 예식 전에 공지사항을 전하면서 본인이 목이 상태가 좋지 않아서 미사 중 '분심'을 일으킨 것 같아 죄송하다고 하셨다. 실제로 나는 신부님이 뜬금없는 타이밍에 말이 끊기실 때마다 계속 눈치를 살피기는 했다.
이번 주일의 주보. 연중 제33주일이다. 오늘은 평신도 주일이자,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이다. 교중 미사 때는 화답송을 연습하고 노래로 부르는데, 새벽 미사 때는 그냥 읽기만 했다. 새벽 미사나 오전 미사, 주 중 미사는 성가가 기도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아서 성가 연습을 하려면 되도록 교중 미사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평신도의 날이고, 오늘부터 일 년간 평신도 희년을 선포하였기 때문에 앞으로는 미사가 끝나고 '평신도 사도직을 위한 기도'를 바친다고 했다. 주보만 챙겨오고 기도문을 챙기지 않아서 기도드리는 동안 멍을 때리고 있었다.
이렇게 조그마한 인쇄물에 '평신도 사도직을 위한 기도'가 인쇄되어 있었다. 이제 미사 갈 때는 이것도 꼭 챙겨야겠다.
잘은 모르지만, 평신도 희년을 맞이해서 '전대사'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고해성사를 하고 성체를 모시고, 추가로 몇 가지 미션을 완수하면 죄 사함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아직 세례도 받지 않은 햇병아리는 무슨 소리인지 반도 이해하지 못했다. 아. 그래. 그래도 한 가지는 기억난다. 본래 고해성사를 하더라도 죄를 지은 자국이 남아서 깨끗하게 지워지지는 않는다고 했는데, 이 미션들을 다 하면 죄 사함의 축복을 받아서 그 자국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다고 했다. 아직 믿음이 부족한 예비신자이기도 하고, 평소 신념도 죄를 짓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죄를 지어 놓고서 용서를 바라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종교개혁이 일어난 계기가 되었던 '면죄부 판매'랑 묘하게 이미지가 겹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은 죄의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다면 모를까, 멀쩡히 피해자가 존재하는데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 않고도 죄 사함으로 죄가 사라진다면 이 얼마나 부당한 일이란 말인가? 아무튼 어려운 문제다.
평신도 희년 살기 운동으로 쉬는 교우(냉담자) 모셔오기, 장기 결석자 또는 이탈자 모시기, 평일 미사 주 1회 이상 참례하기, 아침기도, 저녁기도 바치기가 있었다. 난 내 발로 걸어서 성당에 갔기 때문에 딱히 아는 신자도 없고 아는 냉담자도 없다. 그러니 하던 대로 평일 미사 참여나 아침기도, 저녁기도 바치기나 열심히 해야겠다.
평신도의 날이라고 해서 떡을 받았다. 받아서 집에 와서 감사 기도를 드리고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미사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이번엔 수녀님이 계셔서 여쭤봤는데, '묵주기도 봉헌'을 예비신자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오히려 예비신자인데 벌써 묵주기도를 하느냐고 기특해하셨다. 오, 저번에 그분이 잘못 알고 있었는가 보다. 아무튼 그래서 묵주기도를 봉헌하기 위해서 종이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묵주기도 봉헌 운동의 목적이 '본당 발전과 부채 상환'이라고 되어 있는데, 묵주기도 봉헌으로 어떻게 부채가 상환이 되는 걸까. 매우 궁금하지만 딱히 물어볼 곳이 없다. 그저 기도나 열심히 드려야지.
12월 3일 주일부터는 변경된 로마 미사 경본에 따라,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와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로 수정된다고 하니 잘 기억해뒀다가 실수하지 말아야겠다.
자정이 넘어 하루 일과도 마치고 잠들기 전 묵주기도를 올렸다. 아직 순서와 일부 기도를 못 외웠기 때문에 저렇게 펼쳐놓고 한다. 조급한 마음을 가진다고 빨리 되는 것도 아니니 하는 대로 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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