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이다. 사실 이때까지도 몸살이 낫지 않았고 몸이 너무 좋지 않아서 주일 미사에 빠질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날 그런 생각으로 잠들어서 몸이 너무 안 좋으니까 억지로 일어나지 말고 안 일어나지면 그냥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웬걸. 일요일 아침이 되니까 아침 일찍 시키지도 않았는데 눈이 떠졌다. 정말 묘한 주일의 미라클이다.
교중 미사는 언제나 사람이 많다. 아무래도 한 주간 가장 메인이 되는 미사이다 보니 교우들이 가장 많이 오는 것 같다. 더군다나 오늘은 전 기수의 세례식도 겸하고 있어서 아주 복작복작했다. 마리아님께 인사를 드리고 안으로 들어가니 1층에는 세례식을 위한 꽃다발을 팔고 있었다.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다. 그래서 신부님이 흰옷을 입고 계셨다. 주임신부님에 보좌신부님, 주임신부님의 동기이신 다른 신부님에 복사 분들까지 스케일이 남달랐다. 여러 면에서 공부가 되었기 때문에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를 듣고 복음을 들었다. 어째서일까. 오늘이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라서일까, 미사 중에 제단이 환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처음엔 그저 환하다 여는데 어느 순간 확연하게 따뜻하고 환한 느낌이 있었다. 미사가 끝난 후에는 다시 줄어들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주님께서 지켜보셨던 것이 아닐까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사 중에는 미리 예고했던 대로 세례식이 진행이 되었다. 나도 교리 수업을 잘 따라가면 내년 4월 1일에 세례를 받게 된다. 세례명은 '앨리스(6월 15일)'로 정했다. 수녀가 될 이유가 없는 유복한 사람임에도 7세의 어린 나이에 수도원에 들어가 성인인 수녀들이 행하는 모든 고행을 실행했던 분. 두 눈의 시력을 잃었음에도 자신의 믿음을 잃지 않았고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연옥 영혼을 위해 기도했다. 어려운 고난에도 내 믿음이 흔들리지 않기를, 내 믿음을 지키고 나아갈 수 있기를. 스스로가 아닌 다른 이들과 낮은 곳에 있는 자와 버림받은 자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기를. 그런 마음을 담아서 정했다. 성녀 루이즈와 쌍벽을 이루는 존경하는 대상이었기에 한 분을 고르는 게 쉽지는 않았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앞 기수의 세례식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성물 중에서 '미사보'에 관해서 대부모가 선물을 해 준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에 많았는데, 세례식을 지켜보면서 왜 그런지 알게 되었다. 세례를 받으면서 신부님이 흰옷을 입혀주는 의식이 있는데, 그게 미사보였다. 그렇다. 대부모님이 영세자 뒤에 서서 미사보를 영세자 어깨에 얹어준다. 대부모님이 영세자의 어깨에 손을 얹고 기도하면 신부님이 흰옷(미사보)을 머리에 씌워준다. 뭔가 묘하게 납득이 갔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너무나 신성해 보였다. 이곳에서 세례를 받고, 할 수 있다면 혼인성사까지 할 수 있다면 더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사가 끝난 후에는 공지사항과 함께 개근상과 정근상 시상식도 있었고, 선물 증정식도 있었다.
평신도사도직을 위한 기도를 위해 출력물을 들고 왔는데, 교중 미사라 그런지 빔프로젝터로 벽에 쏴 주었다. 우왕! 기도를 마치고도 영세자와 그 가족, 친구, 대부모님까지 해서 한동안 성전 안이 시끌벅적했다. 나는 성전이 조금 조용해질 때까지 그대로 앉아서 주보를 읽었다. 20여 분이 지나자 성전 안의 모든 사람이 밖으로 나가고 성전 안은 조용해졌다.
맨 앞자리로 옮겨 가서 앉은 뒤, 성호경을 긋고 기도를 시작했다. 주님을 알기 전 내가 지은 죄들을 고백하며 반성을 하는 기나긴 기도였다. 내가 지은 죄가 많아 그 얼룩을 다 씻을 수 없고, 나의 이기심으로 인해 죄를 지었기에 그 모든 지난 일들을 반성하는 기도였다. 기도하다 보니 눈물이 저절로 흘렀다. 다행스럽게도 성전엔 불이 꺼져 있었고 나 혼자뿐이라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서 주님께 기도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내가 가난하고 어렵고 가장 버림받은 영혼이라고 해도 더 어려운 이를 위해 기도하고 나누겠다고 다짐을 했다.
기도를 마치고 나니 삼십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기도를 마치고 성당을 나와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아마도 나는 반성했던 그 모든 죄들의 얼룩을 잊을 수 없을 거다. 그러니 기도하고 또 기도해야겠다.
교중 미사는 언제나 사람이 많다. 아무래도 한 주간 가장 메인이 되는 미사이다 보니 교우들이 가장 많이 오는 것 같다. 더군다나 오늘은 전 기수의 세례식도 겸하고 있어서 아주 복작복작했다. 마리아님께 인사를 드리고 안으로 들어가니 1층에는 세례식을 위한 꽃다발을 팔고 있었다.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다. 그래서 신부님이 흰옷을 입고 계셨다. 주임신부님에 보좌신부님, 주임신부님의 동기이신 다른 신부님에 복사 분들까지 스케일이 남달랐다. 여러 면에서 공부가 되었기 때문에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를 듣고 복음을 들었다. 어째서일까. 오늘이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라서일까, 미사 중에 제단이 환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처음엔 그저 환하다 여는데 어느 순간 확연하게 따뜻하고 환한 느낌이 있었다. 미사가 끝난 후에는 다시 줄어들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주님께서 지켜보셨던 것이 아닐까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사 중에는 미리 예고했던 대로 세례식이 진행이 되었다. 나도 교리 수업을 잘 따라가면 내년 4월 1일에 세례를 받게 된다. 세례명은 '앨리스(6월 15일)'로 정했다. 수녀가 될 이유가 없는 유복한 사람임에도 7세의 어린 나이에 수도원에 들어가 성인인 수녀들이 행하는 모든 고행을 실행했던 분. 두 눈의 시력을 잃었음에도 자신의 믿음을 잃지 않았고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연옥 영혼을 위해 기도했다. 어려운 고난에도 내 믿음이 흔들리지 않기를, 내 믿음을 지키고 나아갈 수 있기를. 스스로가 아닌 다른 이들과 낮은 곳에 있는 자와 버림받은 자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기를. 그런 마음을 담아서 정했다. 성녀 루이즈와 쌍벽을 이루는 존경하는 대상이었기에 한 분을 고르는 게 쉽지는 않았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앞 기수의 세례식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성물 중에서 '미사보'에 관해서 대부모가 선물을 해 준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에 많았는데, 세례식을 지켜보면서 왜 그런지 알게 되었다. 세례를 받으면서 신부님이 흰옷을 입혀주는 의식이 있는데, 그게 미사보였다. 그렇다. 대부모님이 영세자 뒤에 서서 미사보를 영세자 어깨에 얹어준다. 대부모님이 영세자의 어깨에 손을 얹고 기도하면 신부님이 흰옷(미사보)을 머리에 씌워준다. 뭔가 묘하게 납득이 갔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너무나 신성해 보였다. 이곳에서 세례를 받고, 할 수 있다면 혼인성사까지 할 수 있다면 더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사가 끝난 후에는 공지사항과 함께 개근상과 정근상 시상식도 있었고, 선물 증정식도 있었다.
평신도사도직을 위한 기도를 위해 출력물을 들고 왔는데, 교중 미사라 그런지 빔프로젝터로 벽에 쏴 주었다. 우왕! 기도를 마치고도 영세자와 그 가족, 친구, 대부모님까지 해서 한동안 성전 안이 시끌벅적했다. 나는 성전이 조금 조용해질 때까지 그대로 앉아서 주보를 읽었다. 20여 분이 지나자 성전 안의 모든 사람이 밖으로 나가고 성전 안은 조용해졌다.
맨 앞자리로 옮겨 가서 앉은 뒤, 성호경을 긋고 기도를 시작했다. 주님을 알기 전 내가 지은 죄들을 고백하며 반성을 하는 기나긴 기도였다. 내가 지은 죄가 많아 그 얼룩을 다 씻을 수 없고, 나의 이기심으로 인해 죄를 지었기에 그 모든 지난 일들을 반성하는 기도였다. 기도하다 보니 눈물이 저절로 흘렀다. 다행스럽게도 성전엔 불이 꺼져 있었고 나 혼자뿐이라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서 주님께 기도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내가 가난하고 어렵고 가장 버림받은 영혼이라고 해도 더 어려운 이를 위해 기도하고 나누겠다고 다짐을 했다.
기도를 마치고 나니 삼십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기도를 마치고 성당을 나와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아마도 나는 반성했던 그 모든 죄들의 얼룩을 잊을 수 없을 거다. 그러니 기도하고 또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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